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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신화 일반

민속과 신화에서 유래한 원소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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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포르늄(californium, 원소기호 Cf, 인공 방사성 원소), 모스코븀(moscovium, 원소기호 Mc, 인공 방사성 원소) 등과 같은 일부 원소는 장소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또 아인시타이늄(einsteinium, 원소기호 Es, 방사성 원소)과 퀴륨(curium, 원소기호 Cm, 방사성 원소)는 각각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년~1955년, 독일 태생 이론물리학자)과 마리 퀴리(Marie Curie, 1867년~1934년, 폴란드 출신의 프랑스 과학자)의 이름을 빌어 명명되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원소가 유명한 신과 기타 신화 속 인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아래에 열거하는 11개의 원소들이 바로 민속과 신화에서 유래한 것들이다.

 

프로메튬(Promethium, 원소기호 Pm, 희토류 원소)

제2차 세계대전 중 맨하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동안 화학자 찰스 코리엘과 래리 글렌데닌, 야콥 마린스키는 우라늄 핵분열 중에 생성된 원소를 식별하기 위한 작업을 했다. 그 중 하나는 원소기호 61번으로 오랫동안 주기율표에서 네오디뮴과 사마륨 사이에 위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희토류 금속이었다. 이 방사성 원소의 이름을 올림포스 신들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사람은 코리엘의 아내 그레이스 메리였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는 불을 훔친 죄로 프로메테우스를 산에 묶어 두었고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았다. 1976년 공동 연구자 중 한 명인 글렌데닌은 프로메튬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하여 원소가 생성되는 극적인 방식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전쟁의 독수리에 의한 처벌의 위험도 경고한다고 설명했다. 프로메튬이라고 명명한 직접적인 이유는 ‘제3의 불’이라고 하는 핵분열 생성물 속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티타늄(Titanium. 원소기호 Ti. 금속 원소)

티타늄을 발견한 사람은 1791년 메나카나이트라고 불리는 검은 모래 광물에서 신비한 금속을 발견한 영국의 광물학자 윌리엄 그레고르이다. 티타늄은 4년 후 독일의 화학자 마틴 하인리히 클라프로트가 동일한 금속을 확인할 때까지 이름을 얻지 못했다. 클라프로트는 그레고르의 발견에 대해 듣고 두 금속이 동일한 미지의 원소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힘이나 권력과 관련된 그리스 신들의 그룹인 티탄(Titan) 족의 이름을 따서 티타늄이라고 명명했다. 티타늄은 그 이름에 걸맞게 쉽게 부식되지 않으며 특히 낮은 밀도에 비해 높은 인장 강도를 자랑한다. 대한화학회에서는 타이타늄으로 부르기를 권장하고 있다.

 

니켈(Nickel. 원소기호 Ni. 금속 원소)

독일 민속에 따르면 광부들이 구리를 함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리를 함유하지 않은 붉은색 광물을 발견했을 때 그것을 쿠페르니켈(Kupfernickel)이라고 불렀다. 중세시대 독일의 에르츠산맥(Erzgebirge) 지역에서 구리와 비슷한 광석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 구리를 추출해내기 위해 열을 가하자 구리는 안나오고 유독가스만 발생했다고 해서 ‘악마 구리’라는 의미로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쿠페르는 구리를 의미하고 니켈(Nickel)은 광산에 산다고 알려진 신화 속의 짓궂은 악마를 의미한다. 1751년 스웨덴의 화학자 알렉스 프레드릭 크론스테트는 이 악마의 구리가 무엇인지 알아냈다. 그는 이 윤기나는 새로운 금속을 니켈이라고 명명했다.

 

코발트(Cobalt. 원소기호 Co. 화학 원소)

코발트라는 이름은 독일 민담에 등장하는 또 다른 종류의 트릭스터 코볼트(Kobold)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코볼트는 광산에 출몰하거나 집 주변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요정 또는 고블린을 말한다. 니켈과 마찬가지로 코발트는 종종 비소와 결합해 광물 화합물을 생성한다. 그리고 독일 광부들이 광석에서 이름 없는 금속을 추출하려고 추출했을 때 유독한 산화비소가 종종 함께 추출되었다. 그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코볼트 탓으로 돌리고 문제가 되는 물질을 ‘코발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또 다른 어원으로는 어두 컴컴한 광산에서 푸르게 빛나는 광석들이 코볼트의 눈처럼 보인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옛날 사람들은 코볼트가 구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금속을 만들어서 광부들을 속인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1730년 스웨덴 화학자 게오르그 브란트가 이 원소를 성공적으로 분리했을 때 그 이름은 이미 영어의 코발트를 포함해 다른 언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기되고 있었다.

 

탄탈럼(Tantalum. 원소기호 Ta. 금속 원소)

그리스 신화에서 탄탈로스(Tantalus)는 제우스의 아들로 신들은 마실 수 없는 물 웅덩이에서 서서 과일도 손에 닿을락 말락 한 곳에 영원히 살도록 하는 운명에 처해졌다. 도대체 그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길래? 그는 신들의 연회에서 신들이 알아챌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아들을 죽여 신들의 음식으로 바치는 엽기적인 패륜 죄를 저질렀다. 스웨덴 화학자 안데르스 구스타프 에케베르그가 1802년에 새로운 단단한 회색 금속을 발견했다. 그는 그 금속이 산에 용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그는 이를 부분적으로는 신화에서 이름을 따오는 관습을 따르고 부분적으로는 이 금속 산화물이 과잉의 산에 의해서도 침식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탄탈럼이라고 불렀다.

 

니오븀(Niobium. 원소기호 Nb. 금속 원소)

니오븀이 되기 전 원소기호 41번은 콜럼븀(Columbium)으로 알려졌다. 그 이름은 신세계를 연상시키는 것이었다. 영국의 화학자 찰스 핫케트는 수 십년 전에 뉴잉글랜드에서 발견된 광물 샘플에서 반짝이는 회색 금속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핫케트의 발견은 에케베르그가 탄탈럼을 발견하기 불과 1년 전에 일어났으며 일부 과학자들은 매우 유사한 두 금속이 실제로는 동일한 원소라고 결론지었다. 1840년대에 독일의 화학자 하인리히 로제는 그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그는 탄탈로스의 딸인 니오베(Niobe)의 이름을 따서 니오븀이라고 불렀고 그 이름은 결국 국제적으로 채택되었다. 이름 결정 과정 중에 논란도 있었다. 북미 지역의 반대로 유럽 본토에서 쓰던 볼프람을 텅스텐으로 확정하고 콜로븀은 나오븀으로 확정했다. 대한화학회에서는 나이오븀으로 부르기를 권장하고 있다.

 

토륨(Thorium. 원소기호 Th. 금속 원소)

1815년 스웨덴의 화학자 존스 자코브 베르젤리우스는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수집한 광물 샘플에서 새로운 물질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그는 망치를 휘두르는 북유럽 신 토르(Thor)의 이름을 따서 이 물질에 토르요르드(Thorjord) 즉 ‘토르의 흙’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국의 신화에 대한 오마주는 아니었을까? 토르요르드는 이트륨 인산염으로 판명되었지만 베르젤리우스는 1820년대 새로운 원소인 토륨이 무엇인지 확인하면서 다시 신에게 경의를 표했다.

 

세륨(Cerium. 원소기호 Ce. 희토류 금속 원소)

베르젤리우스가 신의 이름을 따서 원소에 이름을 붙인 것이 토륨만이 아니었다. 세륨의 신화적 이름은 오히려 토륨의 이름보다 약간 더 간접적이다. 1803년에 은빛 희토류 금속을 발견한 후 베르젤리우스와 그의 동료 빌헬름 히신거는 2년 전에 발견된 소행성(현재는 왜행성으로 간주됨) 세레스의 이름을 따서 이 금속에 세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세레스라는 이름은 농업과 풍성한 수확과 관련된 로마 여신 케레스(Ceres. 로마의 데메테르)에서 따왔다. 가공된 곡류에 우유 등 단백질 음료를 첨가하여 먹는 아침식사인 시리얼도 이 신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팔라듐(Palladium. 원소기호 Pd. 금속 원소)

소행성 세레스가 발견된 다음 해인 1802년 조금 더 작은 소행성이 발견되어 그리스의 지혜와 전쟁의 여신 팔라스 아테나(Pallas Athena. 로마의 미네르바)의 이름을 따서 팔라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같은 시기에 영국의 화학자 윌리엄 하이드 월라스톤이 새로운 원소를 분리하는데 성공한 이후 그는 그 금속을 팔라듐이라고 부르며 소행성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그 별명을 결정하기 전에 그는 베르젤리우스와 히신거의 향후 계획에 렌치를 던질 수 있는 세레슘이라는 이름을 잠시 고려했다고 한다.

 

바나듐(Vanadium. 원소기호 V. 금속 원소)

스페인 광물학자인 안드레스 마누엘 델 리오는 기술적으로 이미 1801년에 에리로늄이라고 불르는 바나듐을 발견했지만 실제로는 크롬의 한 형태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스웨덴의 닐스 가브리엘 세프스트룀이 1830년에 이를 새로운 원소로 확인할 때까지 새로운 원소로 인식되지 못했다. 세프스트룀은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고대 북유럽의 여신 바나디스(Vanadis)를 기리기 위해 바나듐으로 이름을 바꿨다. 바나듐은 산화 상태에 따라 다른 색상으로 변함으로써 이러한 유산을 유지한다.

 

이리듐(Iridium. Ir. 금속 원소)

이리듐은 또한 다채로운 화합물을 생성하는 능력으로 명명되었다. 영국의 화학자 스미손 텐난트는 1803년경 이 원소를 발견한 후 이 금속이 해양산에 용해되면서 나타나는 눈에 띄게 다양한 색상을 보고 이리듐이라고 부르고 싶었다고 밝혔다. 텐난트는 그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정확히 명시하지는 않았다. 이리듐이라는 단어는 그리스의 무지개 여신 또는 전령 여신 이리스(Iris)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참고:Mental fl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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