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아프리카

최근까지도 세계보건기구와 갈등을 벌인 천연두의 신, 소포나

반응형

소포나(Sopona, 또는 Shapona)는 요루바(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베냉, 토고 등에 사는 민족)의 천연두 신이다. 요루바 사람들은 노예무역 당시 신대륙으로 팔려가면서 소포나에 대한 그들의 전통도 함께 가져갔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달한 오리샤(Orisha, ‘신’ 또는 ‘영혼’이라는 뜻) 전통에서 많은 다른 이름들 중에서도 바발루-아예(Babalu-Aye)로 알려지게 되었다. 나이지리아 요루바 사람들의 전통적인 종교에서 천연두는 소포나의 ‘신적 불쾌감’ 때문에 인간에게 스며든 질병으로 여겨졌다. 천연두의 신에 대한 공식적인 숭배는 신전의 사제들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었다. 20세기 초 이전에 이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사제들이 화가 나면 소포나 신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천연두를 발병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소포나’라는 이름은 감염병을 일으키는 신의 능력으로 인해 은밀하고 금기시되는 이름으로 여겨져서 큰 소리로 신의 이름을 외치지도 못한다. 이런 이유로 소포나는 오몰루(Omolu)와 같은 전근대 시대부터 사용되어 온 많은 다른 이름과 칭호들을 가지고 있다.

 

천연두의 신 소포나. 자료>구글 검색

 

소포나는 바발루-아예 또는 오몰루로 알려진 전통적이고 신성한 오리샤의 이름이다. 그의 진짜 이름을 말하는 것은 질병을 불러오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두 퇴치 운동으로 잘 알려진 요루바족 출신 의사 오군톨라 사파라(Oguntola Sapara, 1861~1935)는 소포나 신전의 사제들이 의도적으로 병을 퍼뜨리고 있다고 의심했고 몰래 그 종교 단체에 침투했다. 그는 사제들이 천연두 환자의 피부 발진을 긁어서 질병을 퍼뜨린다는 것을 알았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영국의 식민 통치자들은 1907년 소포나 숭배를 금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금지된 후에도 소포나 숭배는 계속되었다고 한다.

 

다호메이(베냉의 옛 이름) 신화에서 소포나는 소포나 또는 사크파타(Sakpata)로 알려져 있다. 다호메이 판테온에서도 그는 천연두의 신이며 인간에게 정신이상과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브라질의 칸돔블레(Candomble, 아메리카에 노예 신분으로 건너온 아프리카 민속 전통의 브라질 형태) 전통에서 소포나는 사크파타 또는 사크파타-오몰루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처럼 빨강, 검정, 흰색과 관련이 있다. 그와 관련된 곤충으로는 사크파타-오몰루 딱정벌레, 검은 나비, 파리, 모기 등이 있다. 온몸을 덮는 짚으로 만든 치마와 두건은 사크파타-오몰루 추종자들과 숭배와 관련된 옷이다. 브라질 부두교인 칸돔블레 제제 전통에서 크포(Kpo)와 로코(Loko)는 짚으로 만든 옷과 관련이 있다. 야자수로 만든 빗자루인 삭사라는 사크파타-오몰루 의식에서 사용된다. 작은 박과 카우리(고동의 일종) 껍질, 검은 목걸이는 모두 사크파타-오몰루와 관련된 악세서리이다. 그는 피부병과 다른 전염성 질병을 유발하고 치료하는 힘 모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다호메이, 토고, 나이지리아 서부의 WHO(세계보건기구)와 CDC(미국질병관리센터) 예방접종팀은 자신들의 신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한 소포나 숭배자들의 문화적 저항에 직면했다고 한다. 이 문화적 갈등을 현명하게 극복한 WHO는 1980년에 공식적으로 천연두 박멸을 선언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