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키소스Narcissus와 히아킨토스Hyakintos처럼 그리스 신화의 많은 캐릭터들이 식물과 꽃의 존재를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이처럼 식물과 꽃의 존재를 설명하는 그리스 신화 캐릭터들 중 하나가 크로코스Crocos이다. 크로코스 사티부스Crocus sativus 즉 붓꽃과의 일종인 샤프란이 바로 크로코스 신화에서 유래되었다. 크로코스 신화가 아마도 그리스 신화의 다른 기원 이야기처럼 정의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야기는 스파르타의 라케다이모니아 또는 아티카의 엘레우시스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신화의 가장 유명한 버전은 잘생긴 인간 청년 크로코스와 그를 사랑한 전령의 신 헤르메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크로코스는 헤르메스가 던진 원반을 맞고 죽고 말았다. 연인의 죽음을 슬퍼하던 헤르메스는 크로코스를 꽃으로 변신시켰다. 이 때 크로코스의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는 이 꽃의 암술머리가 되었다. 이 꽃이 바로 샤프란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아폴론과 히아킨토스의 이야기와 너무 비슷하다. 그래서인지 다른 버전의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크로코스는 숲의 님페 스밀락스를 사랑했다. 하지만 인간과 님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신들은 고통스러워하는 크로코스를 불쌍히 여겨 같은 이름의 꽃으로 만들어 주었다. 이 꽃이 샤프란이다. 한편 신들은 크로코스의 연인 스밀락스도 청미래덩굴로 변신시켜 주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크로코스는 코린토스에 사는 리즈라는 처녀를 사랑했다고 한다. 리즈도 크로코스가 맘에 들었다. 하지만 리즈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있었다. 리즈의 어머니는 딸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멀리 도망쳐 숨어버렸다. 둘의 사랑을 안타깝게 여긴 아프로디테 여신은 비둘기 한 마리를 보내 둘의 전령 역할을 하게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리즈의 약혼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활로 비둘기를 쏴 버렸다. 하지만 그가 쏜 화살은 리즈의 가슴에 꽂혔고 더욱 더 화가 난 리즈의 약혼자는 크로코스까지 죽이고 말았다. 이 때 크로코스가 죽은 땅에서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바로 샤프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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