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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아들 때문에 보리수 나무가 된 님페, 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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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필리라Philyra는 테살리아의 펠리온 산에 살았던 오케아니데스 님페였다.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3천 명의 딸들(이들을 오케아니데스라고 부른다) 중 한 명인 필리라는 치료와 미와 향기, 글쓰기의 여신이었다. 필리라는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족 케이론의 어머니로 더 유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님페 필리라는 어떻게 반인반마의 어머니가 되었을까? 여기에서 등장하는 신이 시간의 신 크로노스이다.

 

 

필리라는 티탄족의 우두머리 크로노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크로노스는 이미 레아 여신과 결혼한 후였다. 결국 둘의 밀회 현장이 레아 여신에게 발각되었고 크로노스는 재빨리 말로 변신해 필리라와 결합했다. 이 일로 필리라는 반인반마 케이론을 낳았다. 또 다른 설에 따르면 필리라는 자신에게 구애하는 크로노스를 피해 암말로 변신했다. 이 때 크로노스도 말로 변신해 그녀를 겁탈했다고 한다. 케이론은 테살리아의 펠리온 산 위에서 태어났으며 필리라는 그와 함께 산의 동굴에서 살았다고 한다.

 

한편 필리라는 반인반마로 태어난 아들이 너무 역겨웠다. 그녀는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버리고는 신들에게 자신을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변신시켜 달라고 간청했다. 괴물 같은 아이를 낳았다는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신들은 그녀를 보리수 나무로 변신시켜 주었다. 그리스어로 ‘필리라Philyra’가 바로 ‘보리수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일부 전설에서 필리라와 케이론의 아내인 카리클로(필리라의 며느리가 된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어린 아킬레우스를 돌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아르고호 원정대를 이끈 영웅 이아손도 어릴 적 필리라에 의해 양육되었다. 필리라가 이 영웅들을 돌봤던 펠리온 산의 이 동굴은 ‘필리라의 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이론 말고도 필리라와 크로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두 명 더 있었는데 돌롭스와 아프로스가 그들이었다. 들은 아프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되었으며 특히 아프로스Aphrus는 아프리카 원주민을 뜻하는 아프로이Aphroi의 어원이 되었다. 즉 ‘아프리카Africa’의 어원이 필리라와 크로노스의 아들 아프로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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