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여신, 굴라

‘치유의 여인’이라는 뜻의 벨레트 발라티라는 치료 주문과 관련해서 굴라Gula(또는 닌카락Ninkarrak, 닌티누가Nintinugga라고도 함)는 ‘위대한 치유자’ 아주갈라투로 알려졌다. ‘위대한 치유자’라는 별칭은 그의 아들 다무에게도 적용되었다. ‘대지의 위대한 치유자’, ‘검은 머리를 한 위대한 치유자’ 등과 같은 다른 별칭들은 그녀의 폭넓은 국가적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굴라는 또한 ‘약초 재배자’, ‘모든 파괴된 것들을 다시 만드는 여인’, ‘대지에 생명을 창조하다’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그녀가 재생력을 가진 식물/풍요의 여신임을 암시한다.

 

그녀는 또한 최소 신바빌로니아 시대에는 해몽 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 굴라는 또한 ‘맹렬한 폭풍처럼 하늘을 흔들고 대지를 흔드는 여왕’과 같은 폭력적인 면도 가지고 있었다. 굴라와 그녀의 상징인 개는 종종 저주의 주문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치유의 여신, 굴라. 출처>구글 검색

 

굴라는 최고신 안(아누)의 딸로 파빌삭, 닌우르타, 닌기르수 등 많은 전쟁신들의 배우자이기도 했다. 그녀는 또 다무, 닌아주, 구누라 등 치유의 신들의 어머니였다. 닌티누가, 메네, 바바 등의 하급신들도 굴라와 동일시되었다. 고바빌로니아 시대 몇몇 신들도 굴라와 동일시되었는데 모두 치유의 여신들이었다.

 

가장 잘 알려진 굴라 숭배 중심지는 이신으로 그녀의 신전 이름은 ‘개 신전’이라는 뜻의 에우기라였다. 니푸르도 이신 못지않은 굴라 숭배 중심지로 초기 발굴된 신바빌로니아의 굴라 신전은 기원전 3000년 경으로 추정되는 이신-라르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전 건축 기간은 카사이트 시대(기원전 1595년 ~ 기원전 1019년)를 포함한다. 다른 굴라 숭배 중심지들로는 움마, 라가쉬, 라르사, 우룩, 보르시파, 바빌론, 아수르 등으로 특히 보르시파, 바빌론, 아수르에는 굴라 신전이 있었다.

 

어떤 문헌도 환자의 현장 치료를 위해 봉사하는 굴라 신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양한 신체 부위를 가지고 있는 테라코타 봉헌 입상들은 굴라 신전의 청원 및 감사 기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굴라에게 바쳐진 신성한 동물인 개 입상도 있었다. 개 입상에는 종종 여신에 대한 헌신이나 기도가 새겨져 있었다. 특히 이신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신전으로 이어지는 경사로 아래에서 발견된 30개 이상의 개 매장지(무덤)이다.

 

굴라의 초기 숭배는 우르 3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쿨라 숭배는 카사이트 시대에 대중화되었으며 기원전 1000년까지 지속되었다. 굴라에게 바쳐진 동물이 개였다는 것은 도상학과 텍스트 모두에서 발견된다. 그녀의 발에 개가 기댄 채 앉아있는 굴라의 상징은 고바빌로니아 시대에 처음 등장했다. 이와 같은 주제는 특히 카사이트 쿠두루스(돌 문서)에 잘 나타나 있다. 또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 원통형 인장에도 같은 주제가 표현되어 있다.

 

굴라라는 이름의 의미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수메르어로 ‘위대한’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굴라의 또 다른 이름인 닌카락은 아마도 ‘위대한’이 아닌 ‘카르의 여인’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