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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 남매의 어머니, 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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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레토Leto는 모성을 상징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레토는 출산의 고통을 겪었고 양육의 짐을 짊어졌다. 레토는 또 제우스와의 관계 때문에 많은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제우스와의 사랑은 헤라의 질투를 유발했고 헤라는 레토가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장소를 이 세상 어디에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것은 떠다니는 섬 델로스가 어떻게 출현했는지를 보여주는 신화가 되었다. 레토는 델로스에서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낳았고 그 때 이후로 델로스는 아폴론에게 바쳐진 신성한 곳이 되었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바라보고 있는 레토. 출처>구글 검색

레토는 티탄 신족인 코이오스와 포이베의 딸이었다. 그녀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올림피아 신들에 비하면 몇 개에 불과했다. 오히려 레토가 유명해진 것은 최고신 제우스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레토와 제우스 사이에서 올림포스 12신 중 두 명이 태어났는데 바로 쌍둥이 남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이었다. 레토의 임신 사실을 헤라가 알았을 때 급기야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헤라는 레토를 저주했고 레토가 출산할 어떤 땅도 섬도 허락하지 않았다.

 

레토는 출산하기 위해 그리스 전역을 돌아다녔지만 어느 누구도 땅을 허락하지 않았다. 헤라의 분노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이 때 제우스는 레토가 헤라를 피해 출산할 수 있도록 바다에서 섬 하나를 떠오르게 했다. 이 섬이 바로 델로스였다. 처음에 델로스는 떠다니는 섬이었다. 신화에 따르면 델로스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고도 하고 또 다른 신화에서는 델로스 섬 주민들이 레토가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하지만 레토가 에게 해를 떠다니고 있던 델로스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킨 뒤에 섬 주민들도 그녀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레토는 델로스 섬에서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아르테미스는 순탄하게 출산했다. 하지만 아폴론을 출산할 때는 9일 밤낮을 고생해야만 했다. 헤라가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아를 붙잡아 두었기 때문이었다. 출산의 여신이 없었기 때문에 먼저 태어난 아르테미스가 쌍둥이 동생 아폴론의 출산을 도와야만 했다. 아르테미스의 도움으로 레토는 종려나무 아래서 안전하게 아폴론을 출산할 수 있었다. 이 일로 아르테미스를 출산의 여신으로 부르기도 했다.

 

사실 델로스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아폴론의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심어놓은 종려나무가 아직도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호메로스에 따르면 헤라를 제외한 모든 신들이 아폴론의 탄생을 지켜보았다고 한다. 훗날 델로스는 아폴론에게 바쳐진 신성한 지역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레토의 고난이 끝나지는 않았다. 레토와 그녀의 자식들은 헤라가 보낸 많은 대지에서 태어난 창조물들로부터 해코지를 당해야만 했다. 거인 티티우스는 여러 차례 레토를 납치하려 했지만 결국 아폴론의 화살에 제거되었다. 또 델피를 지키는 거대한 뱀 피톤도 레토가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 그녀를 강간하려고 했지만 끝내 아폴론의 화살에 맞고 죽었다.

 

또 다른 신화에서 레토가 리키아를 지나가고 있을 때 갈증을 느껴 한 우물에서 물을 마시려고 했다. 하지만 리키아 농부들이 우물에 흙을 뿌려 레토와 그녀의 자식들이 물을 마실 수 없게 되자 레토는 리키아 농부들은 모두 개구리로 변신시켜 버렸다고 한다. 베르사유 궁전의 중앙 분수대에는 그리스 신화의 이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오랜 방황 끝에 레토의 쌍둥이 자식들인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은 신으로 살기 위해 올림포스 산의 아버지를 찾아갔고 레토도 여생을 보내기 위해 테베에 정착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오만한 여왕 니오베를 만났는데 니오베는 자신에게는 일곱 명의 아들과 일곱 명의 딸이 있다며 쌍둥이 남매뿐인 레토를 비아냥거렸다. 모욕감을 느낀 레토와 그녀의 자식들 즉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은 니오베의 열 네 자식들을 모두 죽이고 말았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니오베는 큰 슬픔에 빠졌고 제우스를 찾아가 자비를 베풀어 줄 것을 부탁했다. 제우스는 니오베를 돌로 변신시켰고 더 이상 레토와 그녀의 자식들에게 공격을 받지 않아도 됐다. 돌로 변한 니오베는 자신의 오만 때문에 자식들을 모두 잃은 것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레토 숭배는 그리스 전역에서 소아시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그녀는 보통 그녀의 자식들인 아르테미스, 아폴론과 함께 그려졌다. 레토라는 이름의 기원은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어떤 학자들은 레토라는 이름에는 ‘보이지 않는’이라는 뜻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그녀는 정숙한 젊은 여성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또 다른 학자들은 그녀의 이름이 리키아 말로 ‘여성’을 의미하는 ‘라다Lada’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레토가 모성을 상징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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