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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바람둥이 제우스의 첫 번째 배우자, 디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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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는 삼대에 걸친 신들의 사랑과 전쟁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제우스와 헤라, 아폴론 등의 올림포스 신들은 실제로 세 번째 세대에 해당한다. 혼돈의 카오스나 대지의 여신 가이아, 하늘의 신 우라노스 등 태초의 신들이 1세대였고 레아, 레토, 아틀라스 등 티탄 신족이 2세대 신들이었다. 디오네Dione는 티탄 신족의 2세대 여신으로 3세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어머니였다. 디오네는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Okeanos와 테티네스Tethynes의 딸들 중 한 명이었다. 오케아노스와 테티네스의 딸들을 오케아니드 또는 바다 요정들이라고 불렀다. 한편 티탄 신족인 오케아노스와 테티네스는 1세대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자식들이었다.

 

헤스티아, 디오네, 아프로디테로 추정되는 조각상. 출처>구글 검색

신화에 따르면 디오네는 최고신 제우스의 첫 번째 배우자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낳았다. 디오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도 등장해 부상당한 딸을 치료해 주기도 했다. 펠레이아데스라고 불리던 디오네의 세 명의 여사제들은 바람에 살랑거리는 떡갈나무 잎과 하늘을 나는 비둘기를 보고 예언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비둘기는 아프로디테에게 바쳐진 동물이기도 했다.

 

디오네와 그 자매들은 모두 신탁의 능력이 있었다. 포이베는 델피의 주인이었고 므네모시네는 레바데이아, 테미스는 델피와 도도나의 주인이었다. 디오네는 최초의 도도나 신탁 예언자로 숭배되었다. 도도나는 그리스 북서부 토마로스 산 기슭에 있는 도시 에피로스에 있는 신탁소였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신탁은 검은 비둘기가 테베를 출발해 도도나의 떡갈나무에 앉을 때 시작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아손Jason은 황금모피를 찾을 때 아르고호의 뱃머리에 서서 도도나에서 가져온 신성한 떡갈나무 가지를 이용했다.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는 신탁을 통해 변장하고 이티카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역사적으로 스파르타의 왕 아게실라우스와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는 도도나의 신탁을 이용한 것으로 유명했다. 신탁은 바스락거리는 잎사귀와 비둘기 또는 ‘도도나의 수다쟁이’로 불리는 청동 삼각주가 울려 퍼지는 소리로 행해졌다. 디오네의 세 사제들은 이 징후들을 무아지경 상태에서 해석했다. 한편 델피 신탁소는 국가적인 예언을 듣고 싶을 때, 도도나 신탁소는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찾았다.

 

디오네의 예언 능력은 그녀가 예언의 신 아폴론의 탄생에 대한 델로스의 증인이 된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레아, 이크나에아, 테미스, 암피트리테 등은 디오네와 함께 아폴론 탄생의 증인이었다. 신탁을 통해 아폴론은 태어난 순간부터 권위가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또 레토의 출산을 돕기도 했다.

 

디오네도 도도나 외곽 지역에서 숭배를 받았다. 펠로폰네소스 서쪽 해안에 있는 레프레온 기슭에는 디오네에게 바쳐진 신성한 숲이 있었다. 기원전 2세기 페르가뭄의 대 제단에는 디오네가 새겨진 프리즈(방이나 건물의 수평 띠 모양 조각을 한 소벽)가 있었다. 그러나 이 프리즈는 디오네를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자식으로 묘사하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에도 디오네를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딸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디오네는 예언의 신이 아닌 대개는 제우스의 배우자로 숭배받았다.

 

요컨대 디오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주요 신 반열에는 없었지만 그녀에 관한 몇 개의 신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숭배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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