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드지나Wandjina(또는 완지나Wanjina) 암벽화는 호주 북동쪽 킴벌리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물론 호주 이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다. 완드지나는 이 지역 원주민으로 우로라, 은가리닌, 우눔발이라는 세 개의 언어를 쓰는 모완줌 부족에게는 아주 특별한 영적 존재로 알려졌다. 모완줌 부족에게 완드지나는 최고신이자 풍요와 비의 상징이다. 그들의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서부 킴벌리 전역에 흩어져 있는 바위에 완드지나와 최초의 인간 기욘기욘(Gyorn Gyorn)을 그려왔다. 이것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종교예술활동이다.
모완줌 부족 특유의 완드지나들은 폭풍의 눈처럼 큰 눈을 가졌지만 입은 없다. 흡사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는 외계인 모습을 연상시킨다. 완드지나는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입이 없다고 한다. 과연 그 강력한 힘이란 무엇일까? 완드지나는 때로 서로 다른 종류의 폭풍을 나타내는 정교한 머리장식을 한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모완줌 사람들에게 최초의 인간 기욘기욘의 우아하고 길쭉한 형상은 완드지나가 세상에 오기 전에 존재했던 그들의 오랜 조상이었다. 기욘기욘 암벽화의 기원은 2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가끔 이후에 나타난 완드지나들이나 다른 이미지들로 덧칠해진 경우도 있다. 이 암각화들을 브래드쇼라고 부르기도 한다. 많은 호주 서부 원주민 언어에서 ‘지나Jina’는 ‘발’을 의미하며 따라서 어떤 이들은 이 암각화들을 완드지나와 대지를 걷는 신성한 행위 사이의 연관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어떤 학자들은 완드지나 암벽화가 대거 발견된 킴벌리 지역의 과거 기후를 연구한 결과 암각화가 처음 만들어진 때가 천 년 동안 지속되던 가뭄이 끝나는 시기와 일치했다고 주장한다. 즉 당시 킴벌리 지역 원주민들은 비를 처음 보았을 것이고 그 비에 대한 경외심의 표현으로 그린 것이 바로 완드지나 암각화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바위에 새겨진 완드지나는 호주 원주민들이 처음 본 ‘비’를 의인화한 것이다. 입이 있으면 영원히 비가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입을 그리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편 몇 명의 원주민 예술가들만이 수년간의 의식을 거친 후에 비로소 완드지나를 그릴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할 수 있다고 한다. 모완줌 부족 사람들은 이 놀라운 전통을 현대적 관행과 매체를 통해 재해석하면서 완드지나 이미지를 계속 그리고 있다. 호주 정부도 문화센터를 건립해 완드지나 관련된 작품들의 판매를 통해 많은 지역 원주민들에게 수입을 제공하고 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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