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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즈텍

뱀 전설과 실제 영웅이 결합된 신, 케찰코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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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찰코아틀Quetzalcoatl은 ‘날개 달린 뱀’ , ‘깃털 달린 뱀’ 또는 과테말라의 국조이기도 한 ‘케찰 날개가 달린 뱀’ 등으로 불렸던 아즈텍의 신으로 창조신이자 바람과 지혜의 신이었다. 특히 케찰코아틀은 태양신 테스카틀리포카의 현현들인 네 태양 중 하나로 세계의 다섯 시대 중 둘째 시대를 관장했으며 태양 에카틀로 표현되었다. 도상학에서는 날개가 달린 혼합적 존재로 묘사되며 그의 화신인 틀라우이스칼판테쿠틀리는 새벽별로 인식되었다. 한편 토필친 케찰코아틀Topiltain Quetzalcoatl이라는 서기 935년 무렵에 태어난 역사적 인물도 있었다.

 

아즈텍 판테온의 창조신이자 바람의 신 케찰코아틀. 출처>구글 검색


케찰코아틀 신화는 후고전기 시대(900-1521) 마야, 톨텍, 아즈텍은 물론 중앙 멕시코의 여러 다른 문화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신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스페인 정복자들에게 전해진 구전 역사와 일부 남아있는 아즈텍 고문서에 의존하고 있다.

케찰코아틀의 초기 모습 즉 깃털 달린 뱀은 고전기(200–600) 시대 멕시코의 고대 도시 테오티우아칸에 있는 6층 계단식 피라미드 신전에 처음 등장한다. 특히 시우다델라에 있는 케찰코아틀 신전은 깃털 달린 뱀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고대 마야의 많은 표석과 벽화에도 깃털 달린 뱀이 등장하는데 선왕 숭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고전기 시대(650–1000) 시대 날개 달린 뱀 숭배는 메소아메리카 전역에 급속하게 퍼져갔다. 그 중에서도 촐룰라는 거대한 인공 피라미드 케찰코아틀 신전으로 유명하다. 촐룰라 신전은 신대륙에서 가장 큰 고대 구조물이라고 한다.

가장 유명한 마야의 케찰코아틀 숭배는 유카탄 반도의 치첸 이차의 건축에 반영되었는데 이곳의 푸우크 양식Puuc(리오벡 양식, 체네스 양식과 더불어 고전기 마야의 건축양식 중 하나)은 또 다른 케찰코아틀에서 영감을 받은 톨텍 양식과 대조된다. 식민지 전설에 따르면 톨텍 샤먼(마야어로는 쿠쿨칸으로 알려져 있다)은 정적들에 의해 축출된 뒤 마야 지역에 도착했는데 그 때 새로운 건축 양식뿐만 아니라 군국주의와 인신 공양이라는 새로운 정치적, 종교적 관행을 가져왔다고 한다.

메소아메리카 종교 전문가들은 아즈텍(1325–1521)의 케찰코아틀 숭배는 범-메소아메리카 신의 전설에서 시작되었으며 톨란의 지도자였던 토필친 케찰코아틀 Topiltzin Quetzalcoatl(843–895) 이야기와 혼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토필친 케찰코아틀은 영웅적 인물이었고 왕이거나 사제였을 것이다. 그는 반역적인 사제들에 의해 쫓겨나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톨렉의 수도 톨란에 있는 그의 집을 떠났다. 아즈텍인들은 톨란의 지도자를 가장 이상적인 왕으로 여겼다. 하지만 토필친 케찰코아틀이라는 영웅적 인물의 이야기의 진실 여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다시 바람의 신 케찰코아틀 얘기로 돌아가면, 톨텍과 아즈텍의 신 케찰코아틀은 창조신이면서 지혜의 신이기도 했다. 또 모든 예술의 수호신이었으며 야금술을 발명한 신이기도 했다. 케찰코아틀은 이원성의 창조신 오메테쿠틀리의 남성 형태인 오메테오틀의 네 아들들 중 하나로 그의 형제들로는 밤의 신 테스카틀리포카, 봄의 신 시페 토텍, 태양신 우이칠로포츠틀리가 있다. 참고로 이원성의 신 오메테쿠틀리의 여성 형태는 오메치우아틀이라고 부른다.

아즈텍인은 그들의 시대를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라고 불렀다. 각각 다른 신들에 의해 통치되는 세상은 그들 이전에 네 번의 시대가 있었다. 아즈텍 신화에 따르면 케찰코아틀은 아즈텍 창조에서 두 번째 태양을 지배했다. 그는 바람의 신 에카틀, 금성과 관련이 있는 창조신이었다. 케찰코아틀은 또 예술과 지식의 수호신이었다. 그는 아즈텍 판테온에서 인간을 가장 사랑하는 신 중 하나였다. 그는 개미들이 산 속에 숨겨놓은 옥수수를 훔치기 위해 스스로 개미로 변신해 인간에게 먹거리를 제공했다. 한편 케찰코아틀은 자신의 피에서 인간을 창조했다고 한다.

네 번째 태양이 끝날 무렵 모든 인류는 익사했고 다섯 번째 태양이 창조된 후 케찰코아틀은 지하세계인 믹틀란으로 내려가 지하세계의 신 믹틀란테쿠틀리에게 인간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믹틀란테쿠틀리는 거부했고 케찰코아틀은 결국 인간의 뼈를 훔쳐야만 했다. 하지만 케찰코아틀은 너무 급하게 훔친 뼈를 가지고 지상으로 올라오다가 발을 헛디뎌 인간의 뼈를 떨어뜨렸고 뼈는 각기 다른 모양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인간의 키가 제각각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간신히 뼈를 모아 천국으로 알려진 타모안찬으로 갔고 그곳에서 시우아코아틀 여신이 뼈를 갈아서 옥그릇에 담아 보관했다고 한다.

그 후 케찰코아틀과 다른 신들이 뼈 위에 그들의 피를 흘려 인간으로 재창조했다. 아즈텍에서 성행했던 인신공양은 바로 인간을 창조하기 위한 케찰코아틀의 희생에 대한 보답이었다.

케찰코아틀의 명성은 아즈텍 제국을 정복한 에르난 코르테스 Hernan Cortés 와도 연결된다. 아즈텍 제국의 마지막 왕 모테쿠소마Motecuhzoma가 수염이 난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를 케찰코아틀로 여겼다는 것이다. 물론 정복자 스페인의 기록이기 때문에 또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이겠지만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생겨났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이야기의 기원에 대해서 가능한 한 가지 이론은 스페인 사람들이 아즈텍 왕의 환영 연설을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모테쿠소마 왕은 일종의 예를 표한 것인데 스페인 정복자들은 그것을 복종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다른 학자들은 이 이야기는 전적으로 프란체스코회의 수도사들에 의해 지어졌으며 식민통치 기간 정교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의 학자들은 코르테스 신화의 기원을 나우아 귀족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나우아 귀족들이 모테쿠소마 왕이 왜 스페인 정복군을 공격하지 않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이다. 예언과 일련의 징조 등을 만들어낸 것은 나우아 귀족들이었으며 모테쿠소마 왕이 진심으로 코르테스를 케찰코아틀로 믿었다고 주장한다.

케찰코아틀의 모습은 시대와 메소아메리카의 문화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다. 시대와 문화를 불문하고 하나의 공통점은 케찰코아틀의 모습은 깃털이 달린 뱀이라는 것이다. 그는 붉은 부리를 가지고 있으며 종종 잘린 껍질을 펜던트로 착용하고 있다. 또 많은 기록에서 매화가 달린 머리장식과 매화가 달린 방패를 들고 있기도 한다. 수많은 피라미드 케찰코아틀 신전들은 그 주위에 바람이 쉽게 불 수 있도록 모서리가 없이 건설되었다. 창조신이자 바람의 신 케찰코아틀의 신전들은 메소아메리카 많은 유적지에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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