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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가장 아름다운 변신 이야기, 피그말리온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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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피그말리온Pygmalion은 아름다운 여성 조각상을 창조한 뛰어난 조각가였다. 그가 만든 조각상은 어떤 조그만 흠결도 없었고 마치 생명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그는 자신이 만든 여자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꿈은 이루어진다의 신화 버전이 바로 피그말리온 이야기이다.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사랑했던 피그말리온. 출처>구글 검색

피그말리온 신화는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쓴 <변신 이야기>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변신 이야기>는 15권의 책에 육운각 형태의 1만2천 행으로 구성되었다. 책은 우주 창조부터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통치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현대 문학가들에게도 높은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 장편의 시에는 수많은 신화와 전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주요 주제는 크거나 작을 수 있지만 중요한 변신에 관한 것들이다. 이 변신은 종종 신들의 개입을 통해 일어난다. 그것은 신들에 대한 복종과 헌신에 대한 보상일 수도 있고 불성실하고 불복종에 대한 처벌일 수도 있다. <변신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주제는 아마도 열정일 것이다.

여자를 경멸했던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만든 조각상에 집착했다.

실제처럼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여신 숭배가 널리 퍼져 있던 키프로스(또는 사이프러스) 섬에 살았고 그 또한 다른 키프로스 주민들처럼 아프로디테를 헌신적으로 숭배했다. 그렇다고 키프로스 섬 주민들 모두가 아프로디테를 숭배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포이티데스라고도 불리는 키프로스의 고대 도시 아마투스의 프로포이토스의 딸들은 아프로디테를 숭배하지 않았거나 정당한 경의를 표하지 않았다. 분노한 아프로디테는 벌로써 그들을 탐욕스런 창녀로 만들어 버렸다. 피그말리온은 그들의 행동을 지나치게 혐오한 나머지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는 오직 일에만 열중할 뿐이었다.

 

이 고립된 시간 동안 피그말리온은 놀랍도록 실물과 같은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의 조각상을 만들었다. 그는 이 조각상에서 여자는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믿음과 그가 그토록 경멸했던 프로포이티데스가 아닌 여성의 모습을 보았다. 실제로 그 조각상은 흠잡을 데가 없었고 그 아름다움은 실제 여자들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과 조각상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자신도 모르게 그 조각상에 빠져들었다.

 

피그말리온은 그 조각상이 마치 진짜 여자인 것처럼 만지고 껴안으면서 점점 더 집착하게 되었다. 그는 그 조각상의 목에 가느다란 목걸이를 걸어 주었고 아름다운 옷을 입혀 주었다. 급기야 피그말리온은 그 조각상이 단순한 돌이 아닌 진짜 여자라고 믿게 되었다. 그는 진짜 여자라면 좋아할 것 같은 아름다운 선물을 주기도 했다. 심지어 조각상을 소파에 눕히고는 멋진 옷과 보석으로 치장하며 자신의 진짜 아내라고 믿기 시작했다.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진심을 확인하고는

그 조각상을 아름다운 여성으로 변신시켰다.”

 

당시 아프로디테 축제는 키프로스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였다. 피그말리온은 그녀(조각상)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며 실제 여자로 또는 아내로 변신시키기 위해 신성한 의식을 행했다. 그는 기도하면서 아프로디테에게 자신의 조각상과 비슷한 아내를 부탁했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그 조각상이 자신의 아내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차마 그 부탁만은 할 수 없었다.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아프로디테는 그녀에 대한 그의 헌신에 즐거워했고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프로디테는 피그말리온의 기도를 들어준다는 표시로 세 번의 불꽃을 일으켰다.

 

피그말리온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아름다운 옷을 입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있는 그 조각상을 찾아갔다. 그는 키스하고 따뜻하게 껴안았다. 그 때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조각상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진 것이었다. 심지어 그의 키스에 반응하기까지 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현실인 것을 확인하고는 아프로디테의 축복에 감사했다. 아프로디테 또한 하늘에서 이 연인을 바라보며 축복했다. 둘은 정식 결혼을 했고 아들을 낳아 파포스라는 이름을 지었다. 파포스는 키프로스 숭배의 중심지였던 키프로스의 도시 이름이라고 한다. 한편 피그말리온이 창조한 조각상에서 실제 그의 아내가 된 여자의 이름은 갈라테이아였다.

 

부도덕한 열정으로 가득찬 프로포이티데스의 처벌과 피그말리온의 조각상을 실제 여성으로 변신시킨 것은 신들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것이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지만 그 신을 창조한 것은 바로 인간이었다. 신화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신들의 경고와 충고다. 결국 인간의 가치관이 신들의 이야기로 대체된 것이 신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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