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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수메르 왕들의 어머니, 닌후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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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따르면 수메르의 모든 왕들은 닌후르삭의 젖으로 양육되었다고 한다. 출처>구글 검색

담갈누나(Damgalnuna) 또는 닌마(Ninmah)라고도 알려진 닌후르삭(Ninhusag)은 고대 수메르의 어머니 여신으로, 수메르 일곱 위대한 신들(안, 엔릴, 엔키, 인안나, 우투, 난나, 닌후르삭) 중 하나였다. 닌후르삭은 또 다산의 여신이기도 했다. 신전 찬가에 따르면 닌후르삭은 ‘참으로 위대한 하늘의 여인’이었으며, 수메르의 모든 왕들은 ‘닌후르삭의 젖으로 양육되었다’고 한다. 닌후르삭은 때로 머리카락이 오메가 모양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뿔이 달린 머리 장식을 하고 주름진 치마를 입고 있다. 또 벌거벗은 모습으로 왼쪽 팔에 아기를 안은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사자 새끼를 동반하기도 한 닌후르삭은 여러 수메르 왕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닌후르삭을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신성한 산의 여인’이라는 뜻이다. 닌후르삭의 별칭에는 담갈누나, 닌마 말고도 무수히 많다. ‘탄생의 여인’이란 의미의 닌투(Nintu), ‘어머니’를 뜻하는 마미(Mami)로 불리기도 했고, 대기의 신 엔릴의 누이로 아루루(Aruru)라는 이름도 있었다. 이밖에도 벨레트일리, 닌지즈나크, 닌딤, 나가르사각, 닌메나, 닌식식 등 다양한 별칭이 있었다. 이 이름들은 닌후르삭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신화에 따르면 닌후르삭의 아들인 닌우르타(Ninurta)는 자기가 산을 창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이름을 닌하(Ninhah)에서 닌후르삭으로 바꿨다고 한다.

 

닌후르삭의 다른 이름 중에 닌식식(Ninsigsig, 침묵의 여인)이 있는데 이는 자궁 안에 있는 아이가 선과 악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는 인식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잘못된 주문은 아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누마 엘리쉬>에는 닌후르삭이 ‘대지’, ‘땅’을 의미하는 키(Ki)로 언급되어 있다.

 

유명한 ‘엔키와 닌후르삭 신화’에서 그리스의 제우스에 버금가는 난봉꾼 물의 신 엔키(Enki, 바빌로니아의 에아Ea)는 닌후르삭과 결혼해서 새싹의 여신 닌샤르(Ninshar)를 낳았다. 엔키는 욕정은 딸 닌샤르에게로 향했다. 엔키는 딸 닌샤르와의 사이에서 또 딸을 하나 낳았는데 바로 산의 여신 닌쿠라(Ninkurra)였다. 엔키는 또 딸이자 손녀인 닌쿠라 사이에서 웃투(Uttu)라는 피륙의 여신을 낳았다고 한다.

 

엔키는 심지어 웃투에게까지 접근해 잠자리를 요구하는데 참다 못한 닌후르삭이 웃투의 뱃 속에서 정액을 꺼내 대지에 뿌렸다. 엔키의 정액이 뿌려진 자리에서 여덟 가지의 식물이 자랐는데 닌후르삭이 미처 이름을 짓기도 전에 엔키가 먹어 치우고 말았다. 분노한 닌후르삭은 엔키의 몸에 여덟 가지 질병이 생기게 하는 저주를 하고 떠나 버렸다. 엔키는 저주를 풀어달라고 닌후르삭을 찾아가 여덟 개의 식물을 닌후르삭 몸에 넣어 여덟 명의 신을 더 낳았다고 한다. 닌툴라(Nintulla), 닌수투(Ninsutu), 닌카시(Ninkasi), 난쉐(Nanshe), 아지무아(Azimua), 닌티(Ninti), 엔샤그(Enshag), 아부(Abu)가 바로 그들이었다.

 

한편 ‘괭이의 창조자 신화’에서 닌후르삭은 엔키의 괭이가 머리를 드러낸 후 인간의 탄생을 완료하는데 여기서 닌후르삭은 닌하(Ninhah)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이 때 닌후르삭은 조산사 역할을 하는 반면 닌후르삭의 어머니로 알려진 태초의 바다 남무(Nammu)는 인간의 창조를 기념하기 위해 엔키가 주최한 잔치에서 진흙 덩어리로 다른 종류의 인간을 창조한다.

 

그리스 문자 오메가(Ω)를 닮은 닌후르삭의 상징은 BC 2000년 무렵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메가 형상은 쿠두루(Kudurru)라는 경계석 상단에 나타나는데 이는 닌후르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오메가 상징은 이집트의 하토르(Hathor) 여신과 관련이 있는데 하토르도 때때로 산에 묘사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산의 여신이기도 한 닌후르삭과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르와 마리 등에 닌후르삭의 신전들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 어느 것도 현재 발견되지는 못했다. 닌후르삭을 숭배하기 위한 작은 신전들과 사원들이 메소포타미아 남부 지역과 그 너머에 흩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닌후르삭은 태초의 바다 남무의 딸로 하늘의 신 안(An, 바빌로니아의 아누Anu)과는 남매 사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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