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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필로테스, 피의 희생제의를 거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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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우정과 친밀함의 여신 필로테스(Philotes) 여신은 밤의 여신 닉스의 딸이었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 따르면 필로테스는 아버지가 없었다. 그러나 고대 로마의 작가였던 히기누스는 그의 저서 <이야기>에서 어둠의 신 에레보스가 필로테스의 아버지라고 언급했다. 잠의 신 힙노스, 파멸의 신 케레스, 숙명의 신 모로스, 죽음의 신 타나토스, 운명의 신 모이라이, 복수의신 네메시스, 기만의 신 아파테, 노화의 신 게라스, 불화의 신 에리스, 석양의 신 헤스페리데스 등 개념을 의인화한 신들이 필로테스의 형제자매들이었다


우정과 친밀함의 여신 필로테스. 출처>구글 검색


닉스는 밤의 여신으로 로마 신화에서는 녹스로 불리는데 을 뜻한다. 닉스는 잠의 신 힙노스의 어머니이다. 어둠의 신 에레보스는 카오스의 아들이자 닉스의 남편이다. 에레보스는 지하세계의 일부를 상징한다. 에레보스의 가장 적절한 뜻은 어둠일 것이다


필로테스와 그의 부모, 형제자매들은 모두 그리스 판테온에서 2세대 태초의 신들의 일부로 여겨졌다. 즉 필로테스의 부모인 닉스와 에레보스는 태초의 혼돈인 카오스 이후에 존재한 신들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널리 알려진 대부분의 신들은 모두 2세대 태초의 신들의 자녀들이었다. 제우스와 그의 형제들인 하데스, 포세이돈, 헤라 등이 모두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신화에 따르면 필로테스 여신은 에로스처럼 태초에 인간을 창조하는데 필요한 추동력의 하나였다. 또 필로테스는 선의 의지력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엠페도클레스에 따르면 필로테스는 피의 희생제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인간들이 피의 희생제의와 같은 악습을 멈추기를 요구했다. 엠페도클레스는 그의 저서를 통해 필로테스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연관시킨다. 세상만물은 동등한 근원물질인 물, 공기, , 흙의 사랑과 다툼에서 생겨났다는 엠페도클레스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와 우정의 신 필로테스를 끌어들인 것이다


필로테스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는 않다. 헤시오도스는 필로테스를 우정과 친밀함, 호의가 의인화된 하급 신이라고 기록했다. 또 훗날 고대 로마의 법률가였던 키케로는 또 다른 하급 신 그라티아(Gratia)를 언급했는데 많은 신화학자들은 그라티아가 그리스 신화의 필로테스와 동일한 여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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