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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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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눈에 비친 서울, 내 눈에 비친 대전 사미르, 낯선 서울을 그리다/사미르 다마니 지음/윤보경 옮김/서랍의날씨 펴냄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의 첫 서울 입성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동네에서야 수재 소리 듣던 삼천포였지만 낯선 거대 도시의 그것도 생전 처음 타보는 지하철에서 출구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던 촌놈의 어리바리함도 그랬지만, 실은 나의 스무 살 그 때를 삼천포가 그대로 재연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천포가 신촌역에서 어린 양이 되었다면 나를 혼란에 빠뜨린 곳은 신설동역이었다. 수도학원 쪽으로 나오라는 형 말만 믿고 별 것 아니겠지 싶었는데도 이리 나와도 수도학원이고, 저리 나가도 수도학원이었고 게다가 생전 처음 보는 검정고시학원은 왜 그리도 많았던지, 혹시 다른 학원을 수도학원으로 잘못 들었나 싶어 공중전화 부..
'허벌나게'와 '허천나게', 어느 쪽이 맞는 표현일까 이문구(1941년~2003년)의 소설 는 1970년 『월간중앙』제31호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문구의 소설이 그렇듯 도 맛깔스런 충청도 방언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기도 하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방언이 점점 사라져가는 요즘 독자들이 읽으면 문맥을 파악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소설이다. 의 시대적 배경은 1960년대 초 충청도의 어느 농촌이다. 근대화와 산업화의 과정에서 삶의 터전을 잃고 소외되어가는 농민들이 겪는 갈등을 그리고 있다. 황구만과 박선출은 주인과 머슴 사이지만 박선출이 입대하면서 둘 사이는 채무자와 채권자 관계가 된다. 그러나 박선출이 군에 있는 동안 황구만은 다른 사업에 투자해 실패하면서 박선출은 이자는커녕 원금도 못 받게 된다. 이즈음 5.16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고 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