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와 정도전, 이황과 조식, 김구와 이승만, 히틀러와 스탈린, 케네디와 닉슨,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다리우스 3세, 김대중과 김영삼, 최근에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까지....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본인들이야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역사는 이들을 라이벌(Rival,맞수)이라 부른다.
어느 분야에서건 라이벌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라이벌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반목과 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 속 인물 중에는 라이벌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얼핏보면 맞수가 될 법하지만 라이벌보다 동반자의 길을 선택한 경우도 있다. 반쪽짜리이긴 하지만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김춘추
그러나 김춘추는 훗날 신라 최초의 진골 출신 무열왕이 되었다. 김춘추의 삼국통일과 최초의 진골 출신 왕위 등극에는 김유신의 공을 빼놓을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둘은 사돈지간이기도 했다. 태종 무열왕의 비인 문명황후가 바로 김유신의 막내누이인 문희(文姬)였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김유신과 김춘추가 사돈이 되는 과정이 흥미롭다. 김유신의 김춘추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보여준다. 비록 자신보다 7살이나 어렸지만 김유신에게 김춘추는 이미 역사의 동반자로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김유신에게는 두 명의 누이가 있었다. 태종 무열왕의 비가 된 문희 위에 보희(寶姬)라는 언니가 있었다고 한다. 어느날 보희가 꿈을 꾸었는데 서악에 올라가서 오줌을 누는데 서라벌 안이 오즘으로 가득 찼다고 한다. 다음날 문희는 보희의 꿈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비단치마를 주고 꿈을 샀다.
이 일이 있은지 10일이 지난 어느날, 김춘추는 김유신 집에 와서 공차기를 했다. 공차기를 하던 중 김유신은 일부러 김춘추의 옷을 밟아서 옷끈을 떨어지게 했다. 그리고는 보희에게 옷끈을 달아주도록 했다. 그러나 보희는 사소한 일로 외갓 남자와 가까이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문희에게 김춘추의 옷끈을 대신 달아주도록 했다. 아마도 김유신은 본래 보희를 김춘추의 배필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보희가 언니라...
여기서 궁금한 게 있다. 김춘추는 왜 문희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도 결혼할 결심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김유신의 행동 자체가 김춘추와 동생을 결혼시키려는 의도적인 쇼였을까? [삼국유사]에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다만 신라 왕족과 패망한 가야 왕족이라는 신분적 차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뿐이다. 아무튼 김유신에게 김춘추는 라이벌이기보다는 혼돈의 역사를 바로잡을 동반자로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재미있는 얘기 하나 더!!!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MBC 역사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김춘추역을 했던 배우가 영화 [집으로]의 주인공 유승호였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주는 김춘추는 유승호의 가냘픈 외모와 달리 풍채가 대단했던 것 같다.
김춘추는 하루에 쌀 서 말(三斗,약 18L) 양의 밥과 꿩 아홉 마리를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백제를 멸망(660년)시킨 후에는 점심을 먹지 않고 아침 저녁만 먹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 양이 하루에 쌀 여섯 말과 술 여섯 말, 꿩 열 마리였다고 하니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by 여강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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