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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왜 서양에서는 '사랑니'를 '지혜의 이'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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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 빠진 느낌이 이런 것일까? 어찌저찌 15년을 미뤄오던 사랑니를 드디어 오늘 빼고 말았다. 유난히 크고 깊게 박혀있었던지라 아직 마취가 덜 풀린 입안이 허전하게 느껴진다. 빼면 그만인 이놈의 사랑니가 어금니를 썩게 만들고 세상만사 다 귀찮아지는 치통의 원인이 되었다니 지금껏 참아온 내가 바보는 아니었는지 싶다.

근 1시간 동안 입을 벌리느라 얼마나 애를 썼던지 아직도 턱이 얼럴하다. 사랑니 뺀 자리에 가제를 물고 있느라 밥도 먹기 힘들고 해서 인터넷에 들어가 사랑니를 검색해 보았다. 문득 왜 이 쓸모없는 이를 사랑니라고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사랑니에 관한 의외로 많은 정보들이 쏟아졌다. 그 중에 특히 사랑니를 영어로 'Wisdom tooth'라고 한다는 정보가 눈에 확 들어왔다.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모르겠지만 왜 똑같은 이를 두고 우리와 서양의 생각이 다른지 궁금해졌다.


먼저 사랑니란 사람의 입 제일 안쪽에 나는 어금니로 세 번째로 큰 어금니인데 18세에서 20세 사이에 많이 생긴다고 한다. 턱뼈와 이 사이에 공간이 충분치 않아 눕거나 매복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가 이 어금니를 사랑니라고 부르는 것은 사랑할 나이가 되면 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아무래도 오래전에 붙여진 이름이라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다. 요즘 세상에 성인이 다 돼서 첫사랑을 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오히려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는 때에 나오는 이라서 사랑니라고 한다면 모를까. 일본에서는 '오야시라즈' 즉 '부모도 모르는 이'라고 하니 동양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성적 의미가 짙게 엿보인다.

그런데 왜 서양에서는 사랑니를 'Wisdom tooth', '지혜의 이'라고 하는 것일까? 우리의 감성적 느낌보다는 이성적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 사랑니가 10대 후반까지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이가 모든 생성된 이후에 생기기 때문에 구별이 쉽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정상적인 이가 다칠 때까지 방치하는 바보짓을 하지 말라는 의미일까? 아무튼 사소한 이빨 하나를 바라보는데도 동양과 서양의 눈이 이렇게 다르니 서로의 문화를 바라보는 보다 넓은 아량과 이해가 필요할 듯 싶다.

내친김에 사랑니에 관한 영화나 책은 없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김정은 주연의 [사랑니]라는 영화가 있었단다. 이 영화 웹사이트 초기 화면에 '나를 설레게 하는 통증....'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사랑니/최유진/대명종

사랑니, 뽑다/홍오선/연인M&B

감자의 사랑니/정유하/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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