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에톤(Phaethon)은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니드(오케아노스와 테티스가 낳은 3,000명의 딸. 복수형은 오케아니데스) 클리메네의 아들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홀로 자랐지만 아버지의 정체를 알게 된 그는 극동에 있는 헬리오스 궁전을 찾아 떠났다. 헬리오스는 파에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아들의 부탁을 들어 주겠다고 스틱스 강을 걸고 약속했다. 그러자 파에톤은 어리석게도 태양 전차를 몰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쉽게도 파에톤은 태양 전차를 끄는 난폭한 말들을 통제하지 못했다. 제우스가 번개로 그를 죽이지 않았다면 파에톤은 온 세상을 불태웠을 것이다. 제우스의 번개를 맞은 파에톤은 태양 전차에서 떨어져 에리다노스 강으로 알려진 외딴 강에 떨어졌다. 그곳에서 파에톤의 누이들인 헬리아데스(헬리오스와 클리메네의 딸들)는 그를 애도했고 이를 불쌍히 여긴 신들은 그들을 포플러 나무로 만들어 주었다. 파에톤은 그리스어로 ‘빛나는 자’라는 뜻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파에톤의 이름은 원래 에리다노스(Eridanus)였다. 빛나는 태양 전차를 타고 운명적인 질주를 한 데서 ‘빛나는 자’를 의미하는 파에톤으로 바뀌었다. 한편 그가 추락한 강은 그의 예전 이름인 에리다노스로 알려지게 되었다. 파에톤의 가장 큰 특징은 오만함이었다. 그는 필멸자였지만 태양 전차를 운전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태양 전차는 헬리오스만이 통제할 수 있었다. 이 오만함은 파에톤을 몰락으로 이끌었다. 파에톤의 이 오만함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파에톤은 로마 제국(기원전 27년~기원후 476년) 이전 고대 미술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가끔 꽃병 그림에 묘사되었지만 조각에서 훨씬 더 인기가 있었다. 예술가들은 아버지 헬리오스를 만나는 장면과 태양 전차를 타고 비극적으로 달리는 장면을 주로 묘사했다.
가장 잘 알려진 신화에 따르면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니드(혹은 필멸자) 클리메네의 아들이었다. 그러나 다른 신화에서 파에톤의 어머니는 넬레우스(필로스의 왕)의 딸 프로테 또는 아소포스(강의 신)의 딸 로데였다. 대부분의 권위자들은 파에톤에게 헬리아데스로 알려진 여러 누이나 이복 누이가 있는 것으로 묘사했다. 고대 로마의 신화 작가인 히기누스는 파에톤이 헬리오스의 아들 클리메노스와 오케아니드 메로페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즉 파에톤이 헬리오스의 아들이 아니라 손자라는 것이다.
파에톤 신화는 때때로 천체의 움직임으로 인해 발생한 진짜 우주의 불에서 유래되었다고 여겨졌다. 아마도 이 고대 작가들은 우리가 지금 운석 충돌이라고 부르는 것을 언급했을 것이다. 일부 현대 학자와 지질학자들은 파에톤 신화가 그러한 충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추측하고 있다.
대체로 태양 전차를 운전하려는 파에톤의 비참한 시도에 관한 신화는 대부분의 고대 출처에서 일관되며 일부 다른 변형도 존재한다.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이었지만 강력한 아버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파에톤은 성인이 되면서 아버지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허영심이 강한 파에톤이 단순히 자신이 신의 아들임을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에우리피데스의 전해지지 않는 비극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이야기에서 파에톤의 어머니는 다가올 결혼에 대한 그의 불안을 달래기 위해 그를 헬리오스에게 보냈다. 파에톤이 떠오르는 태양의 광선 근처 극동에 위치한 헬리오스 궁전에 도착했을 때 헬리오스는 그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는 파에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오만한 파에톤은 하루 동안 태양 전차를 하늘을 가로질러 몰고 가겠다고 요구했다. 헬리오스는 공포에 질려 아들에게 다른 것을 요청하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파에톤은 굴하지 않았다. 헬리오스는 마지못해 태양 전차의 고삐를 파에톤에게 넘기고 불타는 말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참고로 에우리피데스는 헬리오스가 파에톤과 함께 태양 전차를 탔다고 묘사했다. 파에톤은 태양 전차나 신성한 말을 통제할 만큼 강하지 못했다. 말들은 길을 벗어나 대지를 불태울 뻔 했다. 또 대지와 너무 멀어져 세상이 얼어붙을 뻔 했다. 제우스는 이 무자비한 파괴를 멈추기 위해 파에톤을 향해 번개를 던졌다. 파에톤은 태양 전차에서 추락해 죽었다.
파에톤이 추락한 후 그의 누이들인 헬리아데스는 그의 시신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결국 이탈리아 북부의 포 강과 동일시되는 외딴 강인 에리다노스 강에서 그를 발견했다. 헬리아데스는 밤낮으로 파에톤의 죽음을 애도했고 그들을 불쌍히 여긴 신들은 헬리아데스를 포플러 나무로 변신시켰고 영원히 호박색 눈물을 흘리게 했다. 파에톤은 또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리구리아의 젊은 왕 키크노스의 애도도 받았다. 키크노스 또한 신들에 의해 백조 또는 백조 별자리가 되었다. 다른 신화에서 파에톤은 헬리오스의 허락 없이 태양 전차를 탔고 헬리아데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 신화에서 파에톤은 제우스의 번개가 아닌 스스로의 공포감에 못 이겨 태양 전차에서 떨어졌다. 헬리아데스는 파에톤을 도운 것에 대한 처벌로 포플러 나무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고대 예술에서만 알려진 또 다른 신화에서는 아르테미스가 파에톤을 추락과 죽음을 도왔다고 한다.
파에톤 신화는 서양 문화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유지해 왔다. 파에톤에 대한 언급은 단테, 셰익스피어 등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시, 소설, 영화, 라디오 등에서 각색되었다. 몇몇 천체도 파에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고대인들에게 파에톤은 대체로 오만함과 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위험을 상징했지만 현대적 해석은 이보다는 더 동정적이다. 파에톤은 점차 가혹한 우주에서 권력과 개인주의를 향한 인류의 투쟁을 상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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