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암피트리테(Amphitrite)는 바다의 여신이자 바다의 여성 의인화이다. 암피트리테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내로 그와 함께 바다 속 황금 궁전에 산다. 암피트리테는 바다의 신 네레우스와 오케아니데스 중 한 명인 바다의 님페 도리스가 낳은 50명의 바다의 님페를 일컫는 네레이데스 중 한 명이다. 암피트리테는 종종 고대 예술 작품에서 아프로디테와 닮았지만 그녀는 이마에 투구와 비슷한 게 발톱을 머리띠처럼 두르고 있다. 그녀는 또 머리에 황금 그물을 착용하고 있다. 암피트리테의 로마 이름은 살라키아(Salacia)로 샘의 여신이기도 하다. 호메로스(Homer. 기원전 800년경~기원전 750년경.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의 시에서 암피트리테는 바다 그 자체로 묘사되었다.
헤시오도스(Hesiodos. 기원전 8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의 <신통기>에 따르면 암피트리테는 종종 ‘바다의 노인’으로 언급된 바다의 신 네레우스와 티탄족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들인 오케아니데스 중 한 명인 도리스의 딸이었다. 암피트리테는 50명의 네레이데스 중 한 명이었다. 일부 문헌은 그녀를 오케아노스와 테티스의 딸로 네레이데스보다는 오케아니데스로 기록하고 있다.
네레이드(네레이데스의 단수형)는 아름다운 바다의 님페로 그 중에서도 암피트리테와 그의 자매 테티스가 가장 유명하다. 그들은 그리스 예술에서 돌고래 위에 앉아 삼지창이나 꽃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들의 주된 임무는 포세이돈을 섬기는 것이었다. 암피트리테가 포세이돈과 결혼한 후 네레이드는 왕실의 일부가 되었다. 선원들과 어부들은 해변 근처에 여신들의 제단을 만들어 숭배했다. 그들은 기름과 꿀과 젖을 여신들에게 바쳤고 특히 선원들은 암피트리테와 테티스에게 안전한 항해를 기원했다.
암피트리테는 바다의 여신이자 지중해의 의인화로 물고기, 돌고래, 물개와 같은 바다 생물의 어머니로 언급되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를 포함해 많은 고대 작가와 시인들은 바다를 암피트리테라고 불렀다. 호메로스의 <델로스 아폴론 찬가>에 따르면 암피트리테는 레토가 아폴론을 낳기 위해 9일 밤낮을 고생하는 동안 레토 곁을 지켰던 위대한 여신 중 하나였다. 아름다운 아폴론이 태어나자 위대한 여신들은 모두 큰 환호를 보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원래 바다의 요정이자 암피트리테의 자매인 테티스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테티스가 낳을 아들이 그의 아버지보다 더 위대할 것이라는 예언자 테미스의 말을 듣고 재빨리 그 약속을 철회했다. 포세이돈은 낙소스 섬에서 자매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던 암피트리테를 처음으로 목격하고는 즉시 사랑에 빠졌고 그녀에게 다가가 청혼했다. 하지만 포세이돈의 격렬한 성격을 두려워한 암피트리테는 그의 접근을 거부하고 북아프리카의 아틀라스 산으로 도망갔다.
암피트리테의 사랑을 얻기 위해 포세이돈은 필사적으로 진주, 산화, 바다 속 보물 등을 선물로 보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있었다. 마침내 포세이돈은 돌고래 델피누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델피누스는 포세이돈을 대신해 너무도 설득력 있게 말했기 때문에 암피트리테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포세이돈과의 결혼에 동의했다.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과 결혼한 후 바다의 여신이 되었다. 그녀의 결혼식에서 암피트리테는 새로 견된 신성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아프로디테의 장미 화환을 받았다. 포세이돈은 델피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를 하늘의 별로 만들어 주었다. 이것이 바로 돌고래자리이다. 암피트리테와 포세이돈은 바다 밑의 웅장한 황금 궁전에 살았다. 암피트리테는 포세이돈과 함께 돌고래가 끄는 진주조개 전차를 타고 다녔고 때로는 돌고래의 등에 올라타 여행했다. 암피트리테와 포세이돈은 트리톤, 로도스, 벤테시키메 등의 자녀를 두었다.
그의 형제 제우스와 마찬가지로 포세이돈도 아내에게 충실하지 못했고 필멸의 여성과 여신들 사이에서 많은 자식을 낳았다. 이 자식들 중에는 고대 그리스 영웅 중 한 명인 테세우스도 있었다. 테세우스의 어머니는 트로이젠 피테우스 왕의 딸 아이트라였다. 암피트리테는 크레타의 미노스 왕이 테세우스의 혈통에 도전하기 위해 바다에 반지를 던진 후 테세우스 신화에서 작은 역할을 했다. 미노스 왕은 테세우스에게 자신이 포세이돈의 아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물에 뛰어들어 반지를 가져오라고 했다. 테세우스는 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돌고래의 안내를 받고 포세이돈의 궁전으로 향했다. 암피트리테는 테세우스를 환영했고 많은 바다의 님페들은 그를 포세이돈의 아들로 환대했다. 그녀는 테세우스에게 진홍빛 망토를 선물하고 아프로디테가 그녀에게 준 장미 화관을 그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승리를 거둔 테세우스는 암피트리테로부터 받은 신성한 선물을 들고 배로 돌아왔다.
스킬라는 원시 바다의 신 포르키스의 딸이었다. 그녀는 원래 아름다운 나이아드(물의 님페. 복수는 나이아데스)였지만 무시무시한 바다 괴물로 변했다. 대부분의 자료에 따르면 스킬라를 괴물로 만든 이는 마법사 키르케였다. 그러나 일부 전통은 암피트리테를 스킬라의 변신 이유로 언급하고 있다. 제우스만큼이나 난봉꾼이었던 포세이돈은 스킬라에게 반했고 암피트리테는 이 사실을 알고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키르케의 마법의 약초를 구해 스킬라가 목욕하는 연못에 부었다. 스킬라는 물에 들어가자마자 12개의 발과 6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로 변했다.
미케네의 펜틸로스의 아들들을 일컫는 펜텔리데스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최초로 정착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포세이돈에게 황소를 바치고 암피트리테와 네레이이데스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라는 신탁을 받았다. 레스보스를 여행하는 동안 그들은 지도자들이 그들의 딸들에게 제비를 뽑게 한 메소게이온 바위에 들렀다. 스민테우스의 딸 피네이스는 제비를 뽑아 암피트리테에게 바칠 제물로 결정되었다. 피네이스가 바다에 몸을 던지려고 할 때 그녀의 연인 에날루스는 그녀를 끌어안고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돌고래에 의해 구조되었다.
고대 예술에는 암피트리테에 대한 묘사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머리에 있는 황금 그물과 이마에 있는 게 발톱을 제외하고는 아프로디테를 닮은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되었다. 그녀는 또한 양식화된 바다 승리 장면으로 등장한 고전 이후 예술에서도 인기 있는 캐릭터였다. 암피트리테는 종종 포세이돈과 함께 해마나 돌고래를 타고 신성의 표시로 왕관과 홀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녀는 때때로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휘두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지리학자이자 작가인 파우사니아스(Pausanias. 115년~180년)에 따르면 코린트 지협에 있는 포세이돈 신전에 암피트리테 동상이 있었고 그리스 아미클레이에 있는 아폴로 신전에서 발견된 올림피아 제우스 왕좌에 그녀의 부조가 있었다. 오늘날 그녀의 이미지는 로마의 발리 알바니와 이탈리아 리미니의 아우구스투스 개선문에서 거대한 동상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녀는 또한 시칠리아 시라쿠사의 고대 주화에 등장하는 유명 인물이기도 했다. 그 유명한 프랑수아 꽃병에는 암피트리테와 포세이돈이 프티아의 펠레우스 왕과 테티스의 결혼식에 참석해 제우스와 헤라 뒤에서 전차를 타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바다의 의인화이자 여신으로서 역사적으로 많은 선박이 암피트리테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영국 왕립 해군 선박 7척과 그리스 왕실 요트도 포함된다. 그녀의 이름을 딴 소행성도 있다. 1936년 호주 정부는 빅토리아에서 태즈매니아까지의 전화선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암피트리테 이미지가 포함된 우표를 제작하기도 했다. 우표에는 한 손에는 케이블을 다른 한 손에는 삼지창을 쥐고 있는 암피트리테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헤라클레스’에도 암피트리테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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