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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치란 무엇인가?/조르조아 감벤/2010년
니체는 <반시대적 고찰>을 통해 '시대성/시사성'에 대한 자신의 요구와 현재에 대해 자신의 고찰이 지닌 '동시대성'을 어떤 단절, 어떤 시차에 위치시킨다. 참으로 자신의 시대에 속하는 자, 참으로 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와 완벽히 어울리지 않는 자, 자기 시대의 요구에 순응하지 않는 자, 그래서 이런 뜻에서 비시대적인/비현실적인 자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까닭에, 바로 이 간극과 시대착오 때문에 동시대인은 다른 이들보다 더 그의 시대를 지각하고 포착할 수 있다.
이 불일치, 이 시간의 어긋남은 동시대인이 다른 시간에 사는 자, 즉 자신에게 살라고 주어진 도시나 시간보다 페리클레스의 아테나나 로베스피에르와 사드 후작의 파리를 더 편안하게 느끼는 향수에 젖은 자임을 뜻하지 않는다. 똑똑한 인간은 자신의 시대를 증오할 수 있을지언정, 그래도 자신의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동시대서이란 거리를 두면서도 들러붙음으로써 자신의 시대와 맺는 독특한 관계이다. 그것은 아주 정확히 시차와 시대착오를 통해 시대에 들러붙음으로써 시대와 맺는 관계이다. 시대와 너무 완전히 일치히는 자들, 모든 점에서 시대와 완벽히 어울리는 자들이 동시대인인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런 까닭에 그런 자들은 시대를 보는데 이르지 못하고, 시대에 보내는 시선을 고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치란 무엇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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