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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악귀를 쫓기 위한 등불로 상징되는 불의 신, 누스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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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스쿠Nusku(또는 누스카Nuska)는 엔릴의 수행신이지만 일부 전통에서는 엔릴의 아들로 등장한다. 누스쿠는 불이나 빛과 관련이 있으며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그가 악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준다고 믿었다. 그는 특히 밤에 수호신으로 호출되어 잠자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좋은 꿈을 꾸도록 유도했다. 그는 등불로 상징화되었으며 하늘이 아닌 지상의 불을 상징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누스쿠는 대부분 엔릴의 수행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때로는 엔릴이나 다른 신들의 아들로 등장하기도 한다. 수메르 전통은 누스쿠를 엔릴의 조상이기도 한 에눌Enul과 니눌Ninul의 아들로 묘사한다. 신바빌로니아 제국(BC 626년~BC 539년, 칼데아 제국이라고도 한다)의 도시 하란(지금의 시리아 북부)에서 누스쿠는 달의 신 신Sin(수메르의 난나Nanna)의 아들이었다. 셀레우코스 왕조(BC 312년~BC 64년, 소아시아에 존재했던 고대 그리스 왕조) 시대 제의 문서에서 누스쿠는 최고신 아누Anu(수메르의 안An)의 아들 또는 수행신이었다. 누스쿠는 때로 불의 신 기빌Gibil의 아버지로 묘사되기도 한다. 신들에게 음식을 바쳤다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기록에 따르면 니푸르(이라크 동남부에 위치한 고대 도시)에 누스쿠의 신전이 있었다고 한다.

 

누스쿠라는 이름은 기원전 2600년 경에 처음 등장한다. 엔릴의 수행신으로서 누스쿠 역할은 기원전 2천년 경 수메르 문학 작품에 실려 있다. ‘에쿠르의 엔릴’에서 누스쿠는 인간세계에 대한 엔릴의 의도를 배우고 엔릴의 신성한 지시를 수행한다. 이신 왕조(BC 2017년~BC 1794년) 이쉬메-다간(Ishme-Dagan, 재위기간: BC 1954년~BC 1935년)의 수메르 찬양시는 누스쿠가 왕에게 홀을 건네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이쉬메-다간 왕권에 대한 엔릴의 신성한 승인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누스쿠는 신아시리아 제국, 페르시아의 아케메네스 왕조(BC 550년~ BC 330년), 그리스의 셀레우코스 왕조 문서에도 등장한다. 우룩(이라크 남부에 있는 수메르 고대 도시)의 셀레우코스 문헌에 따르면 누스쿠는 아누와 안투Antu(아누의 여성형)에게 바치는 횃불(또는 등불) 공양 의식에서 불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이 문서는 누스쿠를 포함한 신들의 조각상이 횃불을 따라 아누 신전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장작불 한가운데 있는 신전 주위를 행진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누스쿠는 사악한 야간 마법 주문인 마클루Maqlu에 대항해 밤을 밝히는 빛과 수호신으로의 역할을 위해 호출되었다.

 

발견된 경계석 비문을 통해 누스쿠의 상징이 등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누스쿠의 또 다른 상징은 새벽을 알리는 수탉이라고 한다. 누스쿠를 상징하는 등불은 출산중인 여성을 방문해 갓난아이를 살해하는 악마 라마쉬투Lamashtu를 막기 위한 부적에 자주 등장한다. 이 등불은 또 악마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어 있는 병자의 침실에도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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