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시간의 신, 아이온

그리스 신화에는 수많은 신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대개 인간의 특성이나 덕목 심지어 특정 장소와 지리적 특징 등과 연관되어 있다. 아이온Aion도 이런 신들 중 하나이지만 올림피아 신들과 달리 그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이온은 시간과 관련된 신이었다.

 

 

아이온은 헬레니즘 시대(기원전 323년~기원전 31년. 세계에서 그리스 영향력이 절정에 달하던 시기)에 특히 인기가 많았다. 그는 크로노스와 함께 시간의 신으로서의 역할을 공유했다. 그러나 크로노스는 그리스 역사에서 훨씬 더 일찍 등장한 신이었다. 같은 시간의 신이지만 아이온과 크로노스는 서로 다른 점이 있었다. 크로노스가 단선적인 시간을 상징한다면 아이온은 영원 또는 영원한 시간과 관련이 있었다. 엄밀히 따지면 아이온과 크로노스는 상징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크로노스가 시간의 의인화라면 아이온은 황도대 또는 별자리와 관련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점성술을 발전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고 아이온은 그것의 일부였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아이온에 대한 묘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때때로 그는 날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날개 없이 묘사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종종 벌거벗었거나 간단한 옷을 걸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는 젊고 당당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온은 또 구형 물체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이미지의 중심에 서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 원형 모양은 시간의 황도대나 주기적 성격을 특징으로 한다. 이 원형은 아이온 아래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들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아이온의 중요성은 로마 제국의 부상으로도 끝나지 않았다. 그의 영원한 시간과의 연관성 때문에 그는 로마제국의 영원한 통치의 상징으로 빠르게 부상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의미의 아이테르니타스Aeternitas를 배우자로 맞았다. 두 신은 불사조와 함께 로마 동전에 그려져 있다. 불사조는 주기적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 영원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 조합은 이치에 맞는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온은 티탄족 시간의 신 크로노스와도 융합되었다. 크로노스와의 융합으로 아이온의 묘사도 사자 머리를 가진 것으로 바뀌었다.

 

아이온이 신으로 알려진 기간 내내 그는 영원의 개념과 연결되었다. 그의 외모와 숭배하는 사람들이 바뀌었을 때도 그의 상징성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것은 영원한 시간에 대한 증명인 셈이다. 문화에 상관없이 (영원한) 시간은 항상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개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