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Bau(또는 바바Baba)는 라가시(유프라테스강 어귀에 있던 고대 수메르의 도시, 현재 이라크 동남부의 텔로)의 수호신이었다. 그녀는 후에 여신 굴라Gula, 니니시나Ninisina, 닌카락Ninkarrak, 닌티누가Nintinugga 등과 함께 의술의 신이 되었다. ‘바우Bau’가 무슨 뜻인지는 알려진 것이 없으며 어떻게 읽는지도 불확실하다. 문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바바Baba’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이에 대한 찬반의 증거도 확실한 것이 없다.
바우는 라가시 제2왕조(기원전 2230년~기원전 2110년) 동안 닌기르수Ningirsu(또는 닌우르타Ninurta. 치유의 신. 니푸르의 수호신)와의 관계 때문에 중요한 여신이 되었다. 에아나툼, 루갈란다, 우루카기나 등과 같은 라가시 왕들은 그녀를 ‘신성한 어머니’로 지정했지만 때로 이 역할은 에나툼1세와 엔메테나 왕의 경우처럼 다른 지역 여신 가툼닥Gatumdag이 대신하기도 했다. 바우는 또 풍요의 여신으로 여겨져 꽃병에는 흐르는 물줄기를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그녀의 라가시 왕들과의 관계는 죽은 왕들의 숭배로까지 확장되었다. 바우는 또 영매의 신으로도 알려졌다. 바우와 닌기르수의 합작 신전인 에닌누에 대한 기록이 다수 존재한다. 바우는 라가시 신 목록에도 자주 등장했다. 라가시에서 바우 신전의 최고 사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적 인물 중 한 명으로 게메-람마Geme-Lamma로 불렸다. 하인과 서기관들이 봉인된 바우 여신을 만나기 위해 하급 여신들에 의해 인도된 반면 최고 사제는 여신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구데아Gudea(라가시의 왕으로 재위기간은 기원전 2144년~기원전 2124년)는 바우의 지위를 닌기르수 수준으로 높여 놓았고 그녀를 ‘기르수(라가시의 중심지)의 운명을 결정하는 여왕’이라고 불렀다. 이로써 바우는 난쉐Nanshe 여신을 대신해 라가시 판테온의 최고 여신이 되었다. 우르 제3왕조(기원전 2112년~기원전 2004년) 때 바우는 닌릴Ninlil 다음으로 유명한 ‘신적 아내’가 되었다. 몇몇 기록에서는 이 때 이미 그 위상이 닌기르수를 뛰어넘었다고 한다. 처음에 바우는 치유의 여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원전 3천년 경부터 그녀를 ‘위대한 의사’로 불렀으며 니니시나Ninisina(‘이신의 여인’이라는 뜻의 치유의 여신)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심지어 이신(고대 수메르의 도시 국가)에서 바우는 니니시나를 포함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 모두 치유의 여신을 의미했다. 치유의 여신으로서 바우는 또한 조산사와도 관련이 있었다. 산파로서의 그녀의 역할을 찬양한 노래가 쿠바툼Kubatum(우르 제3왕조 슈신ShuSin 왕의 아내) 왕비의 출산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치유의 신으로서 바우의 상징은 니니시나나 굴라처럼 개가 아닌 뱀이었다. 다른 맥락에서 배우자나 어머니로서 바우는 결혼과 관련된 전갈 또는 백조로 묘사되었다. 바우의 다양한 상징들은 그녀가 다면적인 신이었음을 나타낸다.
원래 남부 라가시의 바우 숭배는 도시와 함께 쇠퇴했지만 북부 키시(수메르의 고대 도시. 현재 이라크의 텔알우하이미르)에서의 바우 숭배는 고 바빌로니아 시대(기원전 1894년~기원전 1595년)에까지 이어졌다. 그녀는 신 바빌로니아 시대(기원전 626년~기원전 539년)까지 키시의 주요 여신으로 남아 있었다. 바빌론의 굴라 신전에서 열린 축제 기간 동안 ‘키시의 바우’가 기념되었다.
라가시에서 바우의 배우자(남편)는 닌기르수였다. 한 신이 무릎에 그의 아내를 안고 있는 부조는 아마도 구데아 통치 시절의 바우와 닌기르수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신화학자들은 이 부조가 우르-남무(우르 제3왕조 설립자. 재위 기간은 기원전 2112년~기원전 2094년) 통치 시절의 난나Nanna(달의 신)와 닌갈Ningal(갈대의 여신)을 묘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미지들은 신성한 부부들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다. 또 왕들이 이 신들과 특별한 관계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키시에서 바우는 전쟁의 신 자바바Zababa의 아내로 여겨졌다. 처음에 자바바는 이시타르Ishtar 여신의 남편이었으나 고 바빌로니아 시대 이후 이시타르는 바우로 대체되었다.
치유의 여신들과 전사의 남신들로 구성된 이런 신성한 부부들은 메소포타미아 종교에서는 흔한 경우였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신적 부부로는 치유의 여신 니니시나Ninisina와 라락의 수호신 파빌삭Pabilsag이 있었다. 바우의 수칼Sukkal(일종의 수행신)은 ‘람마Lamma’ 즉 ‘선한 수호천사’라는 뜻의 람마사가Lammasaga 여신이었다. 또 람마는 메소포타미아 종교에서 지도적이고 중재적 역할을 한 하급 여신들의 한 계층을 일컬었다. 람마사가는 라가시에 자신의 신전이 있었고 그녀에게 바쳐진 찬송은 학교의 교과과정이기도 했다. 바우는 종종 라가시에서 람마로 불렸을 것이다.
바우와 니니시나가 혼합되는 과정에서 둘을 동일시하는 찬송들은 니니시나의 측면에서 관련 없는 신들을 추가로 열거하고 있다. 니니시나와 바우의 동일시는 초기 주요 왕조들의 후계 승계를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신 목록에서 바우와 닌기르수는 닌티누가, 굴라, 닌카락 등 치유의 여신들에게 바쳐진 많은 구역들을 공개하고 있다.
굴라에 대한 후기 찬송에서 바우 여신이 다른 치유 여신들과 결합하는 현상이 일어나지만 굴라 여신은 또 난쉐Nanshe, 닌순Ninsun 등 어머니 여신들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찬송들은 그들의 뚜렷한 영향력과 성격에 대한 정보를 보존하고 있다. 나나야Nanaya 여신에게 바쳐진 동일한 찬송은 칭의 여신보다는 도시의 수호 여신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데 이는 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작업의 일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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