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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사후 천국행 또는 지옥행은 라다만티스의 결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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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라다만티스Rhadamanthys(또는 라다만토스Rhadamanthus)는 그리 유명한 이름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 중요한 캐릭터였으며 몇몇 이야기에 반신반인으로 등장했다. 라다만티스는 에우로파Europa(또는 에우로페Europe) 여신의 아들이었고 그의 이야기는 제우스가 에우로파를 납치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해 에우로파를 크레타 섬으로 데려갔고 편백나무 아래서 관계를 맺어 세 명의 아들 미노스Minos, 사르페돈Sarpedon, 라다만티스를 낳았다. 제우스가 섬을 떠나자 에우로파는 크레테의 왕 아스테리온Asterion과 결혼했고 아스테리온은 에우로파가 낳은 세 아들을 자식으로 받아들였다.

 

아스테리온이 죽자 에우로파의 세 아들은 크레타의 왕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결국 포세이돈이 지지의 표시로 보낸 거대한 황소를 받은 미노스가 크레타의 새로운 왕이 되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크레타의 왕위 계승을 위한 경쟁은 없었으며 라다만티스가 의붓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라다만티스는 정의로운 왕으로 크레타 사람들에게는 가장 유명한 왕이었다. 미노스는 이런 형을 질투했다. 어느 쪽이든 미노스가 크레타의 왕이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지위에 위협이 될까 두려워 두 형제들을 추방했다. 사르페돈은 리키아로, 라다만티스는 보이오티아의 오칼레아로 추방했다. 이후 라다만티스는 오칼레아에 왕국을 세우고 스스로 왕이 되어 오칼레아를 가장 공정한 방식으로 통치했다고 한다. 그의 이런 통치 방식은 고대 그리스 전역으로 전파되었다.

 

몇몇 이야기에서 라다만티스는 크레타에서 조카 아리아드네의 두 아들을 낳았다고도 한다. 이 두 아들은 크레타 섬 고르틴의 창시자인 고르티스Gorthys와 소아시아 지역 에르트라이의 창시자인 에리트로스Erythrus였다. 그러나 보이오티아에서 라다만티스는 알크메네를 새 아내로 맞았다. 알크메네는 헤라클레스의 어머니로 유명했고 몇몇 고대 작가들은 그의 의붓아들에게 활 쏘는 법을 가르친 이가 바로 라다만티스였다고 한다.

 

라다만티스 이야기는 그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는데 그는 오칼레아에서의 공정한 통치 때문에 그는 죽어서 아이아코스, 미노스와 함께 사후세계의 심판관이 되었다. 하데스(지하세계)에서는 세 명의 심판관이 망자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결정한다. 아이아코스는 유럽에서 온 사람들을 심판했고 라다만티스는 동쪽에서 온 영혼들을 심판했고 미노스는 분쟁이 생기면 결정권을 행사했다. 그리하여 라다만티스는 죽은 누군가를 타르타로스(지옥), 아스포델 메도우(지하세계), 엘리시안 평원(낙원)으로 보낼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몇몇 작가들은 라다만티스가 엘리시안 평원의 군주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 즉 아킬레우스, 카드모스 등과 함께 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진짜로 엘리시안 평원의 통치자였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고대 그리스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엘리시안 평원이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천국이자 걱정과 분쟁, 반목으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이었다면 이를 유지시켜 줄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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