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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즈텍

믹틀란테쿠틀리와 아즈텍 창조신화로 본 인간의 체격이 제각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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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틀란테쿠틀리Mictlantecuhtli는 아즈텍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었다. 그의 이름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아즈텍 신화에서 저승이나 지하세계 또는 죽음의 땅인 ‘믹틀란Mictlan의 지배자’라는 뜻이다. 고대 아즈텍 사람들은 사후에 가는 많은 낙원이 있고 그 낙원에 들어가는 것은 죽음의 방식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러한 낙원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믹틀란테쿠틀리가 지배하는 지하세계인 믹틀란으로 간다고 생각했다.

 

고대 아즈텍 사람들은 우주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맨 상층은 하늘인 일루이칵Ilhuicac, 중간은 대지 또는 생명체의 땅인 틀랄틱팍TlalticpacThe이 있으며 맨 아래는 지하세계인 믹틀란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아즈텍인들은 또한 지하세계 믹틀란은 아홉 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믹틀란테쿠틀리는 아내인 믹테카시우아틀Mictecacihuatl과 함께 마지막 층에서 산다고 생각했다.

 

 

아즈텍 신화에 따르면 믹틀란은 그들의 신앙 체계에 있는 여러 낙원들 중 하나에 가지 못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남겨져 있었다. 이 영역들로의 입장은 죽음의 방식에 달려 있었다. 예를 들어 물과 관련된 원인으로 비참하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은 물의 신 틀랄록의 영역인 틀랄로칸Tlalocan으로 보내졌다. 믹틀란으로 가는 이들의 영혼은 지하세계의 아홉 개 층을 통과해야만 했다. 이 여정은 장장 4년이 걸렸고 이 여정이 끝나면 영혼들은 믹틀란테쿠틀리의 영역에 도착해 휴식을 찾거나 사라지거나 계속해서 고통을 받기도 한다.

 

믹틀란테쿠틀리의 강력한 힘은 아즈텍 창조 신화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아즈텍인들은 태양의 순환을 믿었는데 현재는 다섯 번째 태양의 시대이다. 각각의 순환은 파괴로 끝나고 그 때마다 새롭게 창조가 이루어진다. 네 번째 태양의 시대가 끝날 무렵 큰 홍수로 대지는 물에 잠겼고 이 대지를 채우기 위해 인간이 한 번 더 생겨나야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바람의 신 케찰코아틀Quetzalcoatl은 마지막 선세계에서 홍수에 의해 물고기로 변한 사람들의 뼈를 구하기 위해 믹틀란으로 내려갔다.

 

이 뼈를 구하기 위해서는 믹틀란테쿠틀리의 허락이 필요했다. 믹틀란테쿠틀리는 케찰코아틀이 소라고동으로 만든 나팔을 불면서 지하세계를 네 바퀴 돌 수 있다면 그 뼈들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 과업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믹틀란테쿠틀리가 준 소라고동은 구멍이 없는 껍질에 불과했다.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구멍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케찰코아틀은 소라고동에 벌레를 넣어 구멍을 뚫게 했다. 그리고 나서 벌들에게 소라고동에 들어가서 소리를 내게 했다.

 

어쨌든 케찰코아틀은 소라고동으로 나팔을 불었고 믹틀란테쿠틀리는 어쩔 수 없이 물고기 인간들의 뼈를 내주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믹틀란테쿠틀리는 갖은 방법을 써서 방해했지만 케찰코아틀은 믹틀란테쿠틀리와 그의 부하들을 따돌리고 무사히 지하세계를 탈출할 수 있었다. 이에 분노한 믹틀란테쿠틀리는 부하들을 시켜 구덩이를 파게 했다. 케찰코아틀이 그 구덩이에 다가서면 갑자기 메추라기가 튀어나와 그를 놀래켜 구덩이 안으로 넘어지게 할 작정이었다.

 

믹틀란테쿠틀리의 생각대로 케찰코아틀은 구덩이에 빠졌고 가지고 있던 물고기 인간들의 뼈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메추라기는 이 뼈들을 씹고 갉아 먹었다. 나중에 케찰코아틀이 이 뼈들을 회수하기는 했지만 이미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 바로 이 때문에 사람들의 체격이 제각각이 되었다고 한다.  

 

지하세계의 신으로서 믹틀란테쿠틀리는 아즈텍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인간 제물이 바쳐졌다. 믹틀란테쿠틀리를 기리기 위해 희생제의에서 제물은 신으로 분장한다. 이 사람은 ‘세상의 배꼽’이라는 뜻의 틀랄식코Tlalxicco 신전에서 밤에 제물로 바쳐질 것이다. 코르테스(Hernan Cortes, 1485년~1547년) 휘하의 스페인 군대가 상륙했을 때 아즈텍인들은 케찰코아틀이 돌아왔고 세상은 곧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아즈텍의 통치자 목테주마 2세(Moctezuma Ⅱ, 1466년~1520년)는 신을 달래기 위해 믹틀란테쿠틀리에게 바치는 제물의 양을 늘려서 저승에서의 고통을 피하려고 했다.

 

아즈텍 예술에서 믹틀란테쿠틀리는 보통 죽음의 신에 걸맞게 해골로 묘사된다. 예를 들어 템플로 마요르에 있는 독수리의 집에서 해골 모습을 한 믹틀란테쿠틀리 도자기가 발굴되기도 했다. 그는 몇몇 문헌에도 해골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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