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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키예프 공국의 유일한 여신, 모코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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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 신화에는 일곱 명의 태초의 신들(페룬, 다츠보그, 스트리보그, 호르스, 모코쉬, 벨레스, 시마르글)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은 여신이다. 모코쉬Mokosh는 키예프 공국(9~13세기 키예프 대공이 지배한 시대의 러시아) 판테온에서 유일한 여신이었기 때문에 슬라브 신화에서 그녀의 역할은 매우 방대하고 다양하다. 모코쉬는 슬라브 만신전 최고 여신으로 위대한 어머니이자 가정의 정령이었으며 운명의 여신이었다. 슬라브 신화에서 모코쉬는 ‘금요일’이라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여신이었다. 창조신으로서 모코쉬는 동굴에서 자고 있는 동안 봄의 여신 야릴로에 의해 발견되었다. 모코쉬는 직조자, 양치기, 상인, 어부들의 수호신이었고 인간들과 가축들을 가뭄, 질병, 부정한 영혼 등으로부터 지켜주었다고 한다.

 

 

어머니 대지로서의 모코쉬 기원은 인도-유럽 시대 이전(쿠케테니 또는 트리폴리에 문화, 기원전 6천년~5천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부 학자들은 그녀가 피노우그리아(Finno-Ugrio, 핀족과 우랄알타이어 계통의 다른 민족) 여신 주말라Jumala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980년 키예프 공국 황제 블라드미르 1세(Vladmir Ⅰ, 956년~1015년)는 모코쉬 여신을 포함한 여섯 명의 슬라브 신들 우상을 세웠다. 하지만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모두 허물어 버렸다. 키예프에 있는 동굴 수도원의 수사인 연대기 작가 네스토르는 슬라브족의 주요 일곱 신들 중 유일한 여신으로 모코쉬를 언급했다. 모코쉬는 많은 슬라브 국가들의 설화에 포함되어 있다. 적어도 7세기 이전까지는 모코쉬의 석조 기념물이 존재했지만 현재 남아있는 동상은 거의 없다. 체코의 숲이 우거진 지역에 있는 목제 우상이 모코쉬라는 주장도 있다. 역사 문헌에 따르면 그녀는 큰 머리와 긴 팔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는 그녀가 거미, 방직 등과 관련이 있음을 암시한다. 모코쉬의 상징으로는 물레와 천, 롬부스(마름모로 여성의 성기를 의미함), 성스러운 나무, 기둥 등이 있다.

 

인도-유럽어족의 여러 판테온에는 거미, 방직과 관련된 많은 여신들이 있다. 영국 켐브리지 대학의 역사학자 마리 킬보르네 마토시안 교수는 조직을 의미하는 라틴어 ‘텍스테레textere’가 ‘짜다’라는 의미이며 고대 프랑스어와 같은 몇몇 파생 언어에서 ‘티슈Tissue’는 ‘짜다’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마토시안 교수에 따르면 짜는 행위는 신체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탯줄은 어머니로부터 아기에게 수분을 전달하는 생명의 실이며 바늘에 감긴 실처럼 꼬이고 감겨 있다. 인생의 마지막 천은 시체를 나선형으로 감싼 장막이나 시트로 표현된다.

 

모코쉬는 슬라브족의 주요 여신으로 인간과 동물 모두의 수호신으로 습한 땅의 여신으로 건조한 하늘의 신 페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녀는 또 간통하는 방식으로 벨레스, 야릴로와 연관되어 있다. 일부 슬라브 농민들은 땅에 침을 뱉거나 때리는 행위를 금기시 했다. 그들은 봄을 모코쉬 여신이 임신한 것으로 인식했는데 3월25일(여성의 날) 전에는 땅 위에 건물이나 울타리를 세우지도 않았고 말뚝을 박지도 않았으며 씨도 뿌리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 농부들은 약초를 모을 때 먼저 대지에 엎드려 모코쉬 여신에게 축복을 기원했다.

 

11세기 많은 슬라브 국가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모코쉬도 성 파라스케바 피아니트사(Paraskeva Pyanitsa, 아마도 성모 마리아일 것이다)로 바뀌었다. 그녀는 종종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날의 의인화로 정의되기도 한다.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는 성 파라스케바 피아니트사는 방직과 관련이 있었다. 그녀는 상인들의 수호신이었으며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보호해 주었다. 많은 인도-유럽어족의 종교와 마찬가지로 금요일은 모코시 또는 성 파라스케바 피아니트사와 관련이 있다. 그녀를 기리는 10월28일에는 실짜기와 수선이 금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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