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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훔바바는 정말 괴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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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바바Humbaba(또는 후와와Huwawa)는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평가받고 있는 ‘길가메쉬 서사시’에 등장하는 수호신(수호 괴물)이다. 훔바바가 전통적으로 영웅 길가메쉬의 반대편에 선 무섭고 부정적인 인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최근에 발견된 토판은 그를 좀 더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따르면 훔바바는 삼나무 숲을 지키는 수호 괴물로 길가메쉬는 그의 친구 엔키두와 함께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 훔바바를 죽이는데 성공한다.

 

 

훔바바에게 삼나무 숲을 지키는 임무를 맡긴 이는 대기의 신이자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의 최고신 엔릴Enlil(수메르의 엘릴Ellil)이었다. 토판에 따르면 훔바바의 고함 소리는 불이었고 그의 숨결은 죽음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가메쉬는 자신의 명성이 후대에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삼나무 숲을 여행하기로 작정한다. 그의 친구 엔키두와 많은 원로들은 그의 모험에 대해 경고한다.  길가메쉬는 단호했다. 길가메쉬는 엔키두와 함께 50 명의 젊은이들을 데리고 삼나무 숲을 향해 출발한다. 하지만 길가메쉬는 불길한 꿈을 꾸었고 괴로워했지만 엔키두는 훔바바를 물리칠 상서로운 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확신에 찬 모습으로 숲을 향해 나아갔다.

 

숲에 도착한 일행은 훔바바와 마주친다. 훔바바는 길가메쉬와 엔키두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길가메쉬는 태양 신 샤마쉬Shamash(수메르의 우투Utu)의 도움을 등에 업고 훔바바를 공격한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따르면 훔바바는 일곱 개의 망토 또는 광선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한다. 이 중 여섯 개는 샤마쉬의 공격으로 제거되었다고 한다. 샤마쉬는 폭풍우를 불러들여 훔바바를 무력화시킨 뒤 길가메쉬가 마무리할 수 있게 한다. 패배한 훔바바는 길가메쉬에게 자비를 구걸하지만 엔키두는 길가메쉬에게 이 끔찍한 괴물을 믿을 수 없다며 그를 죽이라고 촉구한다. 어떤 자비도 베풀지 않는 길가메쉬와 엔키두를 향해 훔바바는 저주를 퍼붓는다.

 

둘 중 어느 누구도 그의 친구보다 더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당신들은 결코 노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훔바바를 죽인 길가메쉬와 엔키두는 삼나무를 베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삼나무와 함께 훔바바의 머리를 들고 엔릴 신전으로 돌아온다. 훔바바의 머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예술에서 인기있는 모티브였다. 오늘날 이것들은 세계의 다양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비록 훔바바가 길가메쉬의 적으로 묘사되지만 최근 발굴된 토판에는 다음과 같은 훔바바에 관한 새로운 기록들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훔바바가 오고 간 곳은 길이 잘 나 있었다. 모든 숲 속에서 새가 지저귀기 시작했다. 나무 비둘기가 노래하고 거북 비둘기가 노래를 받았다. 어미 원숭이는 새끼 원숭이와 함께 노래했다. 마치 가수와 연주자처럼 그들은 훔바바 앞에서 매일 매일 흥겹게 노래했다.”

 

길가메쉬와 엔키두가 삼나무를 베기 위해 훔바바를 죽여 그를 악마나 괴물로 만들었지만 사실은 훔바바가 자연의 수호신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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