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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라비아

암벽도시 페트라의 최고신, 두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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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테아인Nabataean은 기원전 700년에서 기원전 200년 사이에 아라비아 반도 북동부, 시리아와 이라크의 서부에 살았던 민족이다. 원래 그들은 아랍계 유목민이었으나 로마제국의 침략 이후 이집트, 페니키아 등과의 상업교류를 통해 번영을 누렸다. 나바테아인이 사용했던 언어는 오늘날 아랍어의 직접적인 기원이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나바테아인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암벽 도시 페트라Petra일 것이다.

 

암벽을 깎아 만든 고시 페트라. 출처>구글 검색


나바테아인들은 붉은 사암 덩어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바위 틈에 도시를 건설해 생활했다. 좁은 골짜기를 따라 극장과 목욕탕은 물론 상수도 시설까지 갖춰진 페트라는 암벽을 깎아서 건설되었다. 구약성서에는 ‘에돔의 셀라’라고 표현되었는데 페트라도, 셀라도 모두 ‘바위’라는 뜻이라고 한다. 페트라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마지막 성배’의 촬영지로 더 유명해졌다.

한편 페트라의 번영으로 도시는 기념비적 건축물을 통해 신들을 숭배할 수 있었다. 이 페트라의 최고신이 바로 두샤라Dushara였다. 도시는 두샤라에게 바쳐진 가장 큰 신전인 카스르 알 빈트를 중심으로 진화했다. 산 정상에는 신성한 제단이 있었으며, 이곳으로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암벽도시 페트라의 최고신, 두샤라. 출처>구글 검색


나바테아인들은 도시 전역에 신들의 형상을 조각했다. 이것을 바틸Baetyl이라고 불렀는데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바틸은 신들의 존재나 거주지를 물리적으로 표시한 것이었다. 나바테아인들은 그리스나 로마의 조각 모형을 본 떠 그들의 신들을 조각했다. 그렇다면 나바테아인들에게 최고신 두샤라는 어떤 의미였을까?

페트라의 최고신 두샤라는 아마도 페트라 남동쪽에 있는 산악 지대인 샤라Shara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두샤라의 정확한 특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다만 산악 지형이 암시하는 것처럼 두샤라는 강우량과 식물의 계절적 주기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었던 고대 근동의 폭풍우의 신과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즉 두샤라는 식물 및 풍요를 관장하는 최고신이었다.

한편 두샤라는 왕실의 수호신으로도 인식되었다. 나바테아 왕실의 비문에는 그를 ‘우리 주의 신’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군림하는 왕을 가리킨다. 주변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두샤라 숭배는 페니키아, 소아시아 심지어 로마까지 전파되었다. 두샤라의 거룩한 동물은 독수리와 표범이었다. 또 헬레니즘 시대에는 델로스와 밀레투스에서 비문의 주인공이었고 그리스의 신 디오니소스와 동일시되었다. 포도나무 줄기는 두샤라와 디오니소스 두 신의 상징이었다. 두샤레스Dushares, 두스샤라Dus-shara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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