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책이 있는 풍경 :: 암흑도시가 되도 불만없다? 자간나트 때문에


인도 푸리에 있는 자간나트(Jagannath) 사원은 현존하는 가장 신기한 건축물 중에 하나이다. 자간나트 사원과 관련된 이런 인식은 인간 상상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자간나트 사원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면 삶과 신의 존재에 관한 생각들이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당신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다. 또 왜 자간나트 사원이 힌두교 4대 순례 중심지 중 하나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자간나트에 관한 이야기는 힌두교 신화가 담긴 고대 서적 중 하나인 <스칸다 푸루나>에 실려 있다


인도 푸리에 있는 자간나트 사원. 출처>구글 검색


오래 전 인간과 신이 같이 살았던 때, 푸리의 통치자 인드라딤나(Indradimna) 왕이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그의 꿈은 매우 기이했는데 꿈 속에서 그는 푸리의 해변을 걷고 있다가 신기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인드라딤나 왕은 잠에서 깨었고 잠에서 깨자마자 꿈 속에서 보았던 해변으로 갔고 그곳에서 떠다니는 나무를 보았다. 그는 나무를 주워서 다시 궁으로 돌아왔다. 그 때 장인의 신이자 건축의 신인 비슈와카르마(Vishwakarma) 80대 노인으로 변장하고 나타나 왕이 푸리 해변에서 가져온 나무토막은 유지의 신 비슈누(Vishnu)의 아바타 중 하나인 위대한 왕 크리슈나(Krishna)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비슈와카르마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다.


크리슈나 왕이 숲 속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 사냥꾼이 나타나 크리슈나의 발을 짐승으로 착각하고 화살을 날렸다. 사냥꾼의 화살을 맞고 크리슈나는 목숨을 잃었고 그때서야 사냥꾼은 자신이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았다. 사냥꾼은 힌두교식 장례 의식으로 크리슈나 왕을 화장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왕의 심장만은 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사냥꾼은 타지 않은 크리슈나 왕의 심장을 나무토막 형태로 물에 띄웠다고 한다


비슈누와 크리슈나의 아바타 자간나트. 출처>구글 검색


장인의 신이었던 비슈와카르마는 크리슈나 왕의 심장으로 새로운 몸을 창조하라는 신탁을 받았다며 인드라딤나 왕에게 작업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그 과정을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작업은 21일 정도 걸릴 예정이었고 또 그 기간 동안 어떤 음식이나 물도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드디어 비슈와카르마는 크리슈나 왕의 심장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는 젊은 청년을 시켜 방을 지키게 했다


14일이 지난 어느 날 젊은 청년은 인드라딤나 왕에게 방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왕은 청년을 꾸짖었고 비슈와카르마의 명령대로21일 동안 문을 열어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왕비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왕비는 왕에게 문을 열어줄 것을 부탁했다. 혹시나 비슈나카르마가 죽어있지 않았을까 걱정돼서였다. 할 수 없이 왕과 왕비는 방문을 열었고 실망한 비슈와카르마는 왕과 왕비에게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다고 선언했고 결국 크리슈나 왕의 심장으로 새로운 몸을 만들려고 했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절반 정도만 완성된 채로 끝나고 말았다


이 때 크리슈나의 심장으로 절반만 완성된 신이 바로 자간나트(Jagannath)였다. 이 때 이 일로  자간나트는 거대한 머리에 눈은 툭 튀어나왔고 다리는 없고 손은 짧은 무시무시한 괴물로 그려진다.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은 자간나트 왕에게 크리슈나의 심장이 들어있다고 믿고 있다. 인도 사람들이 푸리의 자간나트 사원을 그렇게 많이 찾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원의 자간나트 상은 12년마다 한번씩 새롭게 교체된다고 한다.


12년마다 자간나트 상을 교체할 때도 전설과 마찬가지로 누구도 볼 수 없도록 의식이 진행된다. 이 의식이 전행되는 한 시간 동안 도시의 모든 전원공급은 중단되고 암흑으로 변한다고 한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불편해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자간나트의 누이로는 수바드라가 있고, 형제로는 발라바드라가 있다고 한다. 자간나트는 크리슈나의 화신 즉 유지의 신 비슈누의 아바타 중 하나인 셈이다. 라타야트라(Rathayatra) 축제와 스나나야트라(Snanayatra) 축제는 자간나트와 그의 자손들에게 봉헌된 축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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