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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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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저항의 냄새만 쫓는 마약견인가 저항의 냄새/압듈 아지즈 가르몰(Abdel Aziz Gharmoul, 1952~, 알제리) 대통령 비판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제격인 때가 있었다. 대통령도 기꺼이 동의했다. 바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다. 서민들의 노곤한 일상을 해소해주는 안주거리가 대통령 비판이었다. 언론조차도 국가 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런 걸로 처벌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만들어 노 대통령을 향해 ‘노가리’, ‘육시럴 놈’ 등의 육두문자를 써가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 연극 객석에는 박장대소하며 노 대통령 비난을 즐기던 박근혜 대통령도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 풍자 특히 대통령 풍자는 처벌의 대상으로 돌변했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서울, 내 눈에 비친 대전 사미르, 낯선 서울을 그리다/사미르 다마니 지음/윤보경 옮김/서랍의날씨 펴냄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의 첫 서울 입성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동네에서야 수재 소리 듣던 삼천포였지만 낯선 거대 도시의 그것도 생전 처음 타보는 지하철에서 출구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던 촌놈의 어리바리함도 그랬지만, 실은 나의 스무 살 그 때를 삼천포가 그대로 재연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천포가 신촌역에서 어린 양이 되었다면 나를 혼란에 빠뜨린 곳은 신설동역이었다. 수도학원 쪽으로 나오라는 형 말만 믿고 별 것 아니겠지 싶었는데도 이리 나와도 수도학원이고, 저리 나가도 수도학원이었고 게다가 생전 처음 보는 검정고시학원은 왜 그리도 많았던지, 혹시 다른 학원을 수도학원으로 잘못 들었나 싶어 공중전화 부..
아후라 마즈다는 이란민중을 구원할 수 있을까? 선과 악의 끊임없는 대결 페르시아 신화·베스타 S. 커티스 지음·임 웅 옮김·범우사 펴냄 지난 9월8일, 우리 정부는 이란 멜라트 은행 한국지점에 대해 사실상 페쇄조치를 내렸다.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에 미국 오바마 정부는 즉각적인 환영 논평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이란 제재 근거로 '유엔안보리 결의'를 들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미국 중심의 대외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가 현정권임을 감안할 때 독자적인 이란 제재안이라는 우리 정부의 주장이 허울에 불과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수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미국이 만들고 있는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세계관에 동참하려는 우리 정부의 태도에서 주권국가라는 현실이 무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