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명의 서판

(4)
운명의 서판을 훔친 악마 새, 안주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안주Anzu(또는 주Zu, 임두구드Imdugud)는 버금 신 또는 괴물이었다. 그는 담수의 신 압수Apsu와 대지에 의해 잉태되었다고도 하고 술의 수호 악마 시리스Siris 여신의 아들이었다고도 한다. 안주는 불과 물을 내뿜는 거대한 새로 묘사되었지만 머리는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안주 서사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버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나는 닌기르수Ningirsu가 등장하는 기원전 2천년 경의 자료이고 또 하나는 니누르타Ninurta가 등장하는 기원전 1천년 경의 버전이다. 닌기르수와 니누르타는 동일한 신으로 치유, 사냥, 풍요, 전쟁, 폭풍우 등과 관련이 있었다. 하지만 안주는 다른 문헌에는 그리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안주가 아부Abu 신의 초기 형..
닌슈부르의 역할은 '인안나의 시녀' 그 이상이었다 수메르 신화에서 닌슈부르Ninshubur는 인안나(바빌로니아의 이슈타르) 여신의 전령이자 수칼Sukkal(부총사령관 또는 고관이라는 뜻)이었다. 대개는 인안나의 시녀로 알려져 있다. 고대 수메르어로 닌슈부르는 ‘동쪽의 여왕’을 의미한다. 그리스 신화의 이리스나 헤르메스처럼 닌슈부르도 신들의 전령이었다. 닌슈부르는 늘 인안나와 동행하면서 인안나의 수많은 탐험 중에 든든한 친구로써의 역할을 했다. 특히 그녀는 인안나가 신성한 메Me(종교, 행동, 관습, 문명에 관한 신들의 질서를 기록한 법령. 흔히 ‘운명의 서판’이라고 한다)를 도둑맞은 후 엔키의 악마들과 싸울 때 그녀를 도왔다. 또 인안나가 지하세계에 갇힐 때는 엔키에게 그녀의 구출을 요청한 이도 닌슈부르였다. 훗날 아카드 신화에서 닌슈부르는 남성 전령의..
최고신 안(아누)의 퇴진, 손자 때문에 함무라비 시대 이후 아누Anu(수메르의 안An)는 하늘 신으로써의 위상은 유지했지만 최고신으로서의 위상은 그의 손자인 마르둑에게 넘겨 주어야만 했다. 바빌로니아 신화집인 에 따르면 마르둑은 여성적 원리의 바다(또는 염수)인 티아마트를 물리치고 최고신이 되었다. 티아마트는 그의 부하 킹구Kingu에게 운명의 서판을 주었다. 즉 모든 신들의 지배권인 ‘아누의 권위’를 킹구에게 넘긴 것이다. 아누의 아버지 안샤르는 아누를 보내 티아마트와 맞서게 했다. 하지만 아누에게는 티아마트와 싸울 용기가 없었다. 이미 노쇠한 신이 되어버린 탓이다. 결국 신들은 마르둑을 티아마트와 싸울 유일한 신으로 결정했다. 신들은 마르둑을 그들의 통치자로 선언했다. 마르둑은 티아마트를 죽인 후 둘로 나눠 그 반쪽은 하늘로 나머지 반쪽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초를 닦은 신, 닌우르타 닌우르타Ninurta는 메소포타미아(수메르)의 신으로 전쟁, 농업, 뇌우, 쟁기 등과 관련이 있었다. 그는 혼돈에 대항하는 문명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닌우르타는 원래 남부 메소포타미아에서 숭배되었지만 나중에는 앗시리아 지배 하의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까지 확대되었다. 그는 앗시리아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주요 신으로 남아 있었으며 그의 주된 상징은 쟁기였다. 닌우르타는 원래 고대 수메르에서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었다가 메소포타미아가 군사화되면서 전쟁과도 관련을 맺게 되었다. 그는 엔릴과 닌후르삭의 아들이었으며 니푸르, 기르수, 에리두 등 그의 숭배 중심지는 매우 광범위했다. 앗시리아 제국 아래에서 닌우르타는 앗시리아의 수호신, 치유의 신뿐만 아니라 전쟁의 신으로써도 명성을 이어갔다. 몇몇 자료에 따르면 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