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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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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들에게 낮과 밤의 원천은 태양? 아니 에레보스였다 에레보스Erebus는 어둠의 프로토게노이Protogenoi(그리스 태초의 신들)로 밤의 여신 닉스Nyx의 남편이었다. 그의 어두운 안개는 세상을 감싸고 대지의 깊은 구멍까지 채웠다. 저녁이면 에레보스의 아내 닉스가 에레보스의 어둠을 하늘을 가로질러 흩뿌려 밤을 불러왔고 새벽이면 그의 딸 헤메라(낮의 여신)가 아버지의 어둠을 흩뿌려 낮을 불러왔다. 고대 우주론에서 태양이 아닌 창공의 대기 아이테르와 에레보스의 어두운 안개는 낮과 밤의 원천으로 여겨졌다. 에레보스라는 이름은 하데스Hades의 지하세계와 동의어로도 사용되었다.
낮과 빛의 아버지는 어둠의 신 스코투스 에레보스, 랩쳐로도 알려진 스코투스Scotus는 로마 판테온 태초의 신으로 어둠을 의인화했다. 그는 그리스의 에레보스, 이집트의 쿡과 동일시되었다. 그는 카오스 이후 생겨난 2세대 우주의 지배자였다. 스코투스의 배우자 녹스(그리스의 닉스)도 그의 누이였다. 신화 전반에 걸쳐 잘 알려진 그들의 두 자녀로는 낮의 신 디스(그리스의 헤메라)와 빛의 신 아이테르가 있다. 낮과 빛이 밤과 어둠의 자식이라니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 에레보스도 그리스 신화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스코투스는 그보다 훨씬 더 적게 등장한다. 그는 녹스와 함께 여러 다른 신들의 부모로 알려져 있다. 신화에 따르면 솜누스, 파르카이, 세넥투스, 스틱스, 카룬, 모르스 등이 스코투스와 녹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이라고 한다. 에레보스와 ..
밤을 의인화한 신들 어둠은 밝음의 반대로 가시광선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어둠에 대한 인간의 감정적 반응은 문화에 따라 다양한 은유(메타포)로 표현되었다. 기독교에서 창조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는 어둠에서 시작된다. 어둠은 창조 이전부터 존재했고 빛이 나타난 이후 어둠과 빛은 분리된다. 한편 코란에서 정의의 경계를 넘은 사람들은 ‘불타는 절망과 얼음처럼 차가운 어둠’에 처해진다. 일반적으로 어둠은 악과 연결된다. 하지만 어둠이 태초부터 존재했고 어둠이나 밤을 의인한 신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어둠이 곧 악’이라는 인식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어둠의 신 에레보스만 봐도 그렇다. 그리스어로 에레보스는 ‘깊은 어둠’ 또는 ‘그림자’를 의미한다. 에레보스는 카오스에서 태어난 태초의 신들 중 하나다. ..
닉스와 에레보스,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그리스 신화▶그리스 신화에서 밤의 여신 닉스(Nyx)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Erebus)는 각각 밤과 어둠을 의인화한 개념이다.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Hesiodos, B.C 7세기경)의 에 따르면 닉스와 에레보스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카오스로부터 생겨났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에로스와 함께. "맨 처음 생긴 것은 카오스고 그 다음이 눈 덮인 올륌포스의 봉우리들에 사시는 모든 불사신들의 영원토록 안전한 거처인 넓은 가슴의 가이아와[길이 넓은 가이아의 멀고 깊은 곳에 있는 타르타라와] 불사신들 가운데 가장 잘생긴 에로스였으니, 사지를 나른하게 하는 에로스는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가슴 속에서 이성과 의도를 제압한다. 카오스에게서 에레보스와 어두운 밤이 생겨나고…" -헤시오도스의 (도서출판 숲)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