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에서 ‘신들의 농부’라고 불리는 신농(神農, Shen Nong) 또는 신농씨(神農氏)는 삼황 오제 중 한 명으로 통한다. 고대 부족 사회에서 신농은 열산씨(烈山氏), 여산씨(厲山氏), 연산씨(連山氏), 저기(伊耆)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참고로 중국 신화에서 삼황은 복희, 신농, 여와를 말하며, 오제는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으로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들을 이르는 말이다. 삼황은 천황, 지황, 인황이라고도 하는데 내용은 없고 단순히 추상적인 개념이다.
▲농사와 약초의 신 신농. 출처>구글 검색
신화에 따르면 신농은 안등(安登 또는 女登)의 아들이자 황제 소전(少典)의 배우자였다. 신농은 안등이 화양에서 용과 관계해서 낳은 아들이었다. 신농은 키가 매우 컸고 소의 머리를 한 모습으로 묘사되며 용의 얼굴로 그려지기도 한다. <회남자>와 <수신기>, <술이기> 등의 문헌에 따르면 신농은 농업과 약초의 신이었다고 한다.
세상에 인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인간들의 양식이 될만한 가축들이 턱없이 부족했을 먼 옛날 신농은 인간들에게 쟁기질과 농사짓는 법을 가르쳤다. 또 처음으로 우물을 판 이도 신농이었으며 우후죽순 늘어난 우물로 관개농업이 가능해졌다. 신농의 아들 주환(柱還, Zhuhuan)은 아버지의 농사짓는 법을 널리 전파했다. 신농은 또 도자기 굽는 법과 야금술, 옷 짜는 법을 발명했고 처음으로 물물교환할 수 있는 시장도 만들었다. 신농이 발명한 이런 유요한 기술들은 <역사>, <습유기>, <사기> 등의 문헌에 소개되어 있다.
신농은 또 인간이 아버지라는 존재는 모르고 오로지 어머니만을 알았을 때 처음으로 가족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고도 한다. 약초의 신으로써 신농은 약은 풀로써 근본을 삼아야 한다는 약재와 한방의 고서 <본초강>의 기초를 다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신화를 통해 역사적으로 재해석해 본다면 신농은 신석기 시대 사람이었을 것이다.
신농은 강수에 살았다고 전해지며 중국 강(姜)씨의 시조로 알려진 불의 신 염제(炎帝, Yandi)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또 중국 신화에서 인류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복희(伏羲, Fuxi)의 계승자이기도 했다. 스촨성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약초의 신 신농은 직접 수많은 약초의 효능을 검증하다 독초에 중독되어 죽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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