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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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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바바는 정말 괴물이었을까? 훔바바Humbaba(또는 후와와Huwawa)는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평가받고 있는 ‘길가메쉬 서사시’에 등장하는 수호신(수호 괴물)이다. 훔바바가 전통적으로 영웅 길가메쉬의 반대편에 선 무섭고 부정적인 인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최근에 발견된 토판은 그를 좀 더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길가메쉬 서사시’에 따르면 훔바바는 삼나무 숲을 지키는 수호 괴물로 길가메쉬는 그의 친구 엔키두와 함께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 훔바바를 죽이는데 성공한다. 훔바바에게 삼나무 숲을 지키는 임무를 맡긴 이는 대기의 신이자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의 최고신 엔릴Enlil(수메르의 엘릴Ellil)이었다. 토판에 따르면 훔바바의 고함 소리는 불이었고 그의 숨결은 죽음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가메쉬는 자신의 명성이 후대에 영원..
아폴론의 금지된 사랑에서 유래한 단어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 빚졌네." 죽음 앞에서 이렇게 태연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신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질병이 치료되면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독배를 마시고 숨이 끊어지기 직전 제자들에게 했다는 이 말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사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병의 치유로 인식했던 모양이다. 삶이란 병이다. 죽음은 곧 삶이라는 질병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며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영혼과 육체의 분리에 불과하다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을 보여주는 역설적 유머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영혼은 불멸하며 죽음이라 가장 순수한 영혼의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