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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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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분노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경비원/뉴엔 녹 투안(Nguyen Ngoc Thuan, 1972~, 베트남) 작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의 폭언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려 오던 70대 경비원이 분신 자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세상이 온통 떠들썩했다. 때마침 터져나온 '갑의 횡포'와 맞물려 그동안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아파트 경비원은 현직에서 은퇴한 고령으로 한 명의 노동자이자 이웃이고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가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잠을 설치며 하루 12시간 노동한 댓가는 고작 8~90만원으로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일 년도 지나지 않은 그저 해만 넘긴 것 뿐인데 지금 경비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은 정..
분단이 잉태한 또 하나의 수난 이대 이원규의 /1987년 이원규의 소설 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하근찬의 소설 (1957년)를 떠올리게 된다. 일제 강점기 말기 징용에 나가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만도, 만도의 아들 진수는 한국전쟁에서 한 쪽 다리를 잃게 된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도가 아들 진수를 업고 건너는 마지막 대목에서는 서로의 팔과 다리가 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부자의 현실에 가슴 찡한 감동이 몰려온다. 가 수난의 원인이 전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시대에 의한 피해자들인데 반해 은 고착화된 분단이 만들어낸 비극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 비극이 대물림된다는 점에서 와는 또 다른 형태의 비극을 보게 된다. 2011년 12월25일 광주고법에서는 의미있는 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납북 어부 간첩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