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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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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르갈은 어떻게 지하세계의 주인이 되었을까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네르갈Nergal은 지하세계의 통치자이면서 죽음의 신이자 전염병의 신이었다. 네르갈은 죽음의 아주 특별한 측면을 상징하는데, 그것은 외부의 환경에 의해 가해진 죽음이라는 것이다. 그가 전쟁의 신일 뿐만 아니라 전염병과 역병의 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네르갈의 호전적인 특징 때문에 그를 닌우르타Ninurta, 자바바Zbaba와 같은 전쟁 신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전쟁 신으로써 네르갈은 왕과 동행해 전쟁에 참여하고 적을 물리쳤다. 네르갈이 가져온 죽음은 초자연적인 차원이었고, 질병은 종종 메소포타미아의 악마들에서 기인했다. 실제로 네르갈은 다양한 악마와 악의 세력을 지배했는데, 특히 악명 높은 것은 에라Erra 신화에서 죽음과 파괴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일곱 신들’이었다. 악마, 질병..
'운명의 서판' 지킴이, 나부Nabu 나부Nabu는 메소포타미아 특히 바빌로니아-아카드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하나로, 뒤늦은 기원전 1000년 경에야 그의 중요성이 인식되었다. 그는 엔키의 아들이자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둑과 자르파니툼의 아들로 알려졌다. 이미 수메르 신화에서 나부는 글쓰기와 수확의 여신 니사바Nisaba로 알려져 있었다. 후에 나부는 저술과 지혜의 남신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바빌로니아인들의 존경과 경배를 받았다. 바빌로니아의 많은 저술들에는 ‘나부에게 찬양하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나부라는 이름에는 ‘예언자’, ‘선지자’, ‘신탁을 읽는 사람’ 등의 뜻이 있다. 아람아(고대 시리아어)의 ‘네보Nebo’와 아랍과 페르시아어의 ‘나비Nabi’ 등은 모두 나부에서 파생된 말로 모두 ‘예언자’라는 뜻을 가..
해마다 죽었다 살아나는 신, 두무지 메소포타미아 목자와 식물의 신 두무지(Dumuzi)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올바른 아들’이라는 뜻으로 바빌로니아와 히브리 신화에서는 탐무즈(Tammuz)라고 불렀다. 두무지는 수메르 고대 도시 슈르팍(현재 텔 파라)에서 발견된 토판에 처음 등장한다. 두무지의 어머니는 천상의 용으로 알려졌다. 고대 수메르 왕 목록에는 두 명의 두무지가 언급되어 있는데 하나는 ‘양치기’로써 나중에 왕이 되었다. 다른 하나는 ‘어부’로써 우룩의 통치자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왕들에 대한 더 이상의 역사적 언급은 없다. 신으로써 두무지는 라가쉬와 우룩 사이에 있는 쿨라바(Kullaba)와 바드티비라(Babtibira)의 수호신이었다. 남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농업의 중요성 때문에 기원전 4천년 경부터 풍요의 신에 대한 숭..
태양신 우투(Utu)가 신화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이유 우투(Utu)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에서 태양신이자 정의를 관장하는 신이었다. 또한 그는 지하세계의 심판관이기도 했다. 수메르의 우투는 아카드의 샤마쉬(Shamash)와 성격이나 특징에서 동일한 신이었다. 우투는 달의 신 난나(아카드의 신), 사랑의 여신 인안나(아카드의 이슈타르)와 함께 수메르 판테온의 삼주신이었다. 수메르인들은 태양신 우투가 달의 신 난나의 아들로 인안나와는 쌍둥이 남매 사이였다고 믿었다. 반면 아카드인들은 우투가 하늘의 신 아누(수메르의 안) 또는 바람의 신 엘릴(수메르의 엔릴)의 아들이었다고 생각했다. 한편 우투의 배우자는 떠오르는 태양과 관련이 있는 여신 쉐리다(Sherida, 아카드의 아이야Aya)였다. 우투 또는 샤마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태양신으로 숭배되었다. 태양신..
인안나,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이 되다 인안나(Inanna)는 아카드의 이슈타르(Ishtar)와 동일한 여신으로 아침이나 저녁 별과 관련이 있다. 인안나는 독립적이고 힘이 있는 관능적인 여신이기도 했지만 가부장적 지배를 받는 어린 소녀이기도 했다. 또 인안나는 남성적 특징과 여성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안나는 원래 식물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안나는 메소포타미아인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하늘의 여왕’이라는 지위로까지 격상되었다. 인안나 숭배는 기원전 4000년~기원전 3100년 경 이라크의 고대 도시 우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안나의 하강’과 같은 신화들은 인안나의 특징을 그녀를 기리는 의식으로 이어진다. 인안나와 두무지의 신성한 결혼식은 대지에 풍요를 가져다 주기 위해 추분에 거행되었다. 축..
지하세계의 수문장, 네티(Neti)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네티(Neti)는 지하세계에 사는 하급신으로 더 정확히는 지하세계의 수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네티는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여신 에레쉬키갈(Ereshkigal)의 시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네티에 관한 언급은 ‘지하세계로 내려간 인안나’ 신화에 등장하는데 네티는 일곱 개의 문을 열어 인안나(Inanna, 바빌로니아의 이슈타르) 여신을 지하세계로 허락하고 각 문의 입구에서 그녀가 가진 힘의 상징들을 제거한다. 결국 인안나는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되지만 자신의 생명을 대신할 지상의 신을 지하세계로 데려오는 조건으로 죽음을 피하게 된다. 그가 바로 인안나의 남편 두무지(Dumuzi, 바빌로니아의 탐무즈))였다. 겨울은 두무지가 지하세계에 잡혀있을 때이고, 두무지가 다시 지상으로 올라..
난나, 수메르인들에게 달은 태양보다 위였다 난나(Nanna)는 고대 근동 지역 신화에서 달의 신이었다. 난나는 고대 수메르 판테온에서 가장 중요한 신 중 하나로 안, 엔릴, 엔키, 닌후르삭, 인안나, 우투와 함께 ‘수메르의 위대한 일곱 신’ 에 포함되었다. 바빌로니아 시대에는 난나를 수엔(Suen) 또는 신(Sin)이라고 불렀다. 또 앗시리아에서는 ‘지혜의 제왕’이라는 의미의 엔주(Enzu)로 불렸다. 난나와 신의 기원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난나의 이름과 숭배에 관한 초기 기록은 수메르 시대 고대 도시였던 우르와 우룩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난나의 상징은 황소였다.꽉 찬 초승달이 황소의 뿔과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흐르는 수염과 초승달 상징을 가진 노인의 모습으로 원통 인장에 묘사되어 있다. 난나는 수메르 초기 왕조시대부터 매우 중..
최초의 용(龍), 티아마트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티아마트(Tiamat)의 역할을 정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티아마트는 태초의 바다로 염수의 신이자 창조 여신이었다. 티아마트에 관한 자료는 바빌로니아의 창조 서사시인 에서 찾을 수 있다. 사실 에도 티아마트의 겉모습에 관한 자료만 수록되어 있다. 는 염수의 신 티아마트와 담수의 신 아프수(Apsu) 등 두 개의 태초의 바다에 대한 묘사로부터 시작된다. 두 개의 물 즉 티아마트와 아프수의 결합으로 신들이 창조되었다. 서사시는 아프수와 물의 신 에아(Ea, 수메르의 엔키)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티아마트는 아프수를 설득해 전쟁을 멈추도록 시도한다. 하지만 아프수는 신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티아마트는 아프수의 복수를 위해 괴물 군대를 만들어 그녀의 새로운 배우자인 킹구(Kingu)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