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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악취나는 여인 힙시필레와 아르고호 영웅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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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힙시필레Hypsipyle는 렘노스 섬의 왕이자 디오니소스의 아들인 토아스의 딸이었다. 남편의 배신에 분노한 렘노스 여자들이 섬의 모든 남자들을 죽였을 때 힙시필레는 아버지를 숨기고 탈출을 도왔다. 이후 그녀는 섬의 여왕이 되었고 어느 날 섬에 도착한 아르고나우트(아르고호 원정대원들)를 맞이했다. 힙시필레는 아르고나우트 중 한 명인 이아손과의 사이에서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섬의 다른 여자들은 그녀가 아버지를 살려준 것을 알게 되었고 여왕에서 쫓겨나 네메아의 왕 리쿠르고스에게 노예로 팔려갔다. 어느 날 힙시필레는 왕의 어린 아들인 오펠테스의 유모가 되었으나 네메아를 지나는 도중 물을 찾는 테베 공략 7장군 일행에게 샘을 안내하는 사이에 오펠테스가 뱀에 물려 죽었다. 선지자 암피아라오스는 이 사건이 테베 공략의 실패를 암시한다고 예언했다. 아들의 죽음에 화가 난 리쿠르고스 왕과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힙시필레를 처형하려 했지만 암피아라오스의 변호로 목숨을 구했다. 그리고 때마침 네메아에 도착한 두 아들과도 상봉하여 마침내 렘노스 섬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힙시필레가 리코스의 아들을 땅에 내려놓자 뱀이 와서 삼키고 말았다. 출처>구글

 

힙시필레의 이런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그녀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악취나는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힙시필레와 아르고호 원정대 사이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어쩌면 힙시필레는 그 악취 때문에 한 때 가장 향기로운 여인 즉 아르고호 원정대 대원이자 그리스 신화 속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인 이아손의 아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르고호 원정대의 이아손과 그의 동료들은 항해 도중 렘노스 섬 해안에 도착했다. 당시 이 섬은 고통스런 문제에 휩싸여 있었다. 아프로디테가 자신의 신전 관리를 소홀히 한 렘노스의 여자들을 저주한 것이다. 아프로디테는 렘노스 여자들에게 몸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저주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렘노스 남자들은 그들의 아내를 거부하고 예쁘고 냄새가 없는 트라키아 여자들만 상대하게 되었다. 이에 렘노스 여자들은 분노했고 렘노스 남자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남자 아이들까지도. 이런 광기가 섬을 휩쓸고 있는 동안 힙시필레는 늙은 아버지 토아스 왕을 불쌍히 여겨 아버지를 상자에 들어가게 한 후 상자를 바다로 흘려 보냈다. 상자에 아버지를 넣고 바다로 흘려 보냈다. 이렇게 토아스 왕은 집단적인 광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 사이 렘노스 여자들은 농부와 전사가 되었고 수많은 여자들을 빼앗긴 트라키아인들이 쳐들어올 것을 대비해 해안 경계를 강화했다.

 

얼마 후 트라키아인 대신 아르고호가 해안에 정박했다. 렘노스 섬의 여왕이 된 힙시필레는 그리스 영웅들을 진심으로 환영했고 연회까지 베풀었다. 힙시필레의 현명한 늙은 유모는 렘노스 여자들에게 트라키아의 공격에 대비해 섬에 새로운 전사들을 데려오라고 조언했다. 이에 검증된 전사들인 아르고 원정대원들 즉 아르고나우트는 미래의 아이들을 낳고 렘노스 섬을 안전하게 지킬 것이었다. 왜 섬 안에 여성들만 사는지 설명해야만 했을 때 힙시필레는 렘노스 남자들이 트라키아 여성들과 어울려서 모두 추방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아손은 빠르게 힙시필레에게 빠져들기 시작했고 아프로디테는 그가 힙시필레의 아름다움에 더욱 빠지게 만들었다. 곧 그들은 동거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헤라클레스를 제외한 아르고호의 모든 대원들은 사랑할 렘노스 여자들을 찾았고 (황금 양털을 되찾기 위한) 그들의 여정은 점점 더 지연되고 있었다.

 

마침내 헤라클레스는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소리쳤다. 그는 렘노스에서 사랑의 축제에 휘말리지 않은 유일한 아르고나우트였다. 그는 여전히 시동 힐라스의 실종에 슬퍼하고 있었다. 힐라스는 미시아 섬에서 물을 길으러 샘에 갔다가 그의 미모에 반한 샘의 님페들에게 납치되었던 것이다. 헤라클레스는 낯선 여자들과의 달콤한 동침으로는 영광을 얻지 못할 것이며 신은 결코 그들의 무릎에 양털을 거저 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멸하듯 외쳤다. 이아손과 그의 동료들은 헤라클레스의 외침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다시 항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에 힙시필레는 울음을 터트렸고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되찾으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만일 그가 돌아오지 않고 그 사이에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기를 어떻게 할지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아손은 만일 아기가 사내아이면 자기의 고향인 이올코스로 보내 달라고 말했다. 그래서 아직 살아 있다면 자손이 그의 부모를 돌볼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BC 43년~AD 17년, 고대 로마의 시인)의 헤로이데스(신화 속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보낸 러브레터를 재구성한 서사시)에서 힙시필레는 이아손이 그녀에게 돌아오지 않는 것을 불평했다. 그녀는 이아손 자신이 아니라 소문을 통해 그의 공적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이아손은 선량한 그리스 소녀와 결혼하는 대신 야만인 독살자 메데이아와 동침했다. 힙시필레는 한탄했다. 힙시필레는 가족을 버린 메데이아보다는 자신이 더 낫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사실 힙시필레는 렘노스 여자들의 광기로부터 아버지를 구했다. 결국 이아손은 두 번의 여름을 메데이아와 지냈고 결코 힙시필레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얼마 후 힙시필레는 쌍둥이를 낳았고 이아손과 메데이아를 저주했다. 힙시필레가 낳은 쌍둥이 형제는 에우네우스와 토아스(네브로포노스 또는 데이필로스라고도 한다)였다. 에우네우스는 렘노스 섬의 왕이 되었고 호메로스(Homeros, BC 800?년 ~ BC 750?년,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의 일리아드에는 그리스인들에게 맛있는 포도주를 선물한 렘노스의 관대한 통치자로 등장했다. 그는 또 아킬레우스에게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 중 한 명의 몸값으로 포도주 그릇을 지불하기도 했다.

 

힙시필레가 아버지를 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렘노스 여자들은 그녀를 노예로 팔아버렸다. 그녀는 네메아의 왕 리코스의 아들 유모가 되었다. 리코스는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아들이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절대 땅에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는 신탁을 받았다. 하지만 마실 물을 찾는 테베 공략 일곱 장군들을 위해 샘을 찾기 위해 아이를 잠시 샘 근처의 파슬리 침대에 내려놓은 사이 뱀이 아이를 꿀꺽 삼키고 말았다. 이 일로 힙시필레는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영웅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죽음을 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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