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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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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유학생이 떠돌이 약장수로 사는 이유 [20세기 한국소설] 중 박태원의 『최노인전 초록』/「문장」임시증간7호(1939.7)/창비사 펴냄 구한말 조선에서 영향력을 잃어가던 일본은 청일전쟁의 승리를 계기로 다시 조선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다. 김홍집, 박영효 등 친일파 내각은 ‘홍범 14조’를 발표하는 등 대한제국의 개혁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 때 주한일본공사의 제안으로 제1차 관비유학생이 파견된다. 일본이 조선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침략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개화사상을 가진 지식인들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관비 유학생의 대부분은 양반 자제들로 200명 가까운 이들 조선 관비유학생을 받아들인 곳이 바로 복택유길(福澤諭吉)의 경응의숙이었다. 그러나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으로 중도 탈락하는 유학생들이 생겨났고 ‘아관파천’ 사건..
상상 자유, '봄봄'의 뒷이야기 만들기 [20세기 한국소설] 중 김유정의 『봄봄』/「조광」2호(1935.12)/창비사 펴냄 김유정표 해학과 익살을 대표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봄봄』을 꼽겠다. 맛깔스럽다.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김유정이 당시 농민들이 사용하던 비속어와 강원도 사투리 등을 섞어가며 생생한 현장감을 더해주고 있는 소설이 『봄봄』이다. 소설 속 인물들간 갈등이 깊어갈수록 독자들의 입가에는 굵은 미소가 번져간다. 특히 머리 속에 그려지는 장면들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배꼽이 달아나도 모를 지경이 된다. 지나치게 웃다 보면 눈물이 난다. 어느덧 그 웃음은 즐거워서가 아니라 슬픔의 눈물로 변하여 간다. 김유정이 만들어내는 웃음이 위대한 까닭이다. 오늘은 그냥 웃어볼까 한다. 그 동안의 딱딱했던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