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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눙가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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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눙가가프; 태초의 황량한 허공 그리스 신화의 카오스(Chaos), 중국 신화의 혼돈(混沌)은 태초의 우주의 모습이다. 즉 인간은 물론 신도 탄생하기 전 세계는 하늘도 땅도 구분이 없었고, 육지와 바다도 구분이 없었다. 그야말로 무질서하고 혼탁함 그 자체였다. 북유럽 신화의 태초의 모습도 별반 차이가 없다. 북유럽 신화에서는 태초의 모습을 긴눙가가프(Ginnunggagap)로 표현하는데 황량한 허공을 이르는 말이다. 고대 노르드어로 긴눙가가프는 '하품하는 심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드디어 긴눙가가프, 광막한 허공의 양편에 두 영역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남쪽에는 열기와 불의 영역인 무스펠하임(Muspelheim), 북쪽에는 추위와 얼음의 영역인 니플하임(Niflheim)이었다. 두 영역 사이의 중앙에서는 무스펠하임의 뜨거운 공기와 니플..
혼돈을 깬 홀과 숙의 정체는? 창조의 사전적 정의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이다. 또 '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행위'를 두고 창조라고도 한다. 즉 무에서 유를 창출하거나 발명해 내는 것이 창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인류 역사상 어느 창조물이나 발명품도 완전무결한 무에서 비롯된 것은 없다. 마치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흩어져 있는 물질이나 기술, 정보 등을 수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창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 중 하나인 '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행위'도 사실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니다. 전세계 어느 신화에서도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을 창조로 정의하지 않는다. 무질서한 상태에 상태에 질서를 부여하..
서리거인 이미르, 잠자던 북유럽 신화를 깨우다 이미르(Ymir)는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최초의 거인이다. 세계가 창조되기 전 태초에는 긴눙가가프(Ginnungagap)라는 허공만이 존재했다. 이 태초의 허공인 긴눙가가프 양편에 두 영역이 나타났는데 남쪽에는 불의 영역인 무스펠하임(Muspelheim) 이 북쪽에는 추위와 얼음의 영역인 니플하임(Niflheim)이 그것이었다. 두 영역 사이에는 무스펠하임의 뜨거운 공기와 니플하임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는 곳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북유럽 신화 최초의 거인인 이미르라는 서리 거인이 형성되었다. 최초의 거인인 이미르는 무스펠하임의 따뜻한 공기 속에서 잠이 들었고 그의 몸에서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미르의 땀에서는 또 다른 서리 거인들이 나타났는데 그들이 바로 요툰(Jotunn)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