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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세계 최대 소수민족 쿠르드족, 이라크 내전으로 독립 기회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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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는 이라크 내전으로 최소 1,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이중 750여 명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교 갈등으로 시작된 이라크 내전이 중동의 화약고가 될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또 다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소수민족이 있다.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독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쿠르드족이다.

 

외신에 따르면 쿠르드 자치정부의 마가수드 바르자니 대통령은 쿠루드인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왔다.”며 중앙정부(이라크)로부터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르자니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와 반군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이라크는 분열되고 중앙정부는 통제권을 잃었다며 지금이야말로 기회로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라크 내 쿠르드족 인구는 약 500만 명으로 이라크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시아파가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정부와 달리 쿠르드족은 대부분 수니파 이슬람교도로 분류된다.

 

▲쿠르드족 출신 무슬림 전사 살라딘. 자료>구글 검색 

 

한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쿠르드 자치정부의 수도인 아르빌을 방문해 바르자니 자치정부 대통령을 만나 이라크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쿠르드의 독립정부 구성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게도 종파와 종족을 통합할 정부를 구성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낸 상황이다. 즉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족을 다독이지 못한다면 쿠르드족 독립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라크 내전이 어떻게 종결될지,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이 쿠르드족이 이번에는 독립국가를 만들 수 있을지 세계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쿠르드족은 이란과 이라크, 터키 인접지역인 쿠르디스탄(‘쿠르드족의 땅이라는 뜻)과 이란 북동부의 호라산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이다. 쿠르드족 인구는 아르메니아나 레바논, 시리아에 거주하는 부족들까지 포함하면 1,500만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종족학적 특징이나 종교, 언어에 따라서는 최대 3,000만 명 정도까지 보는 견해도 있다.

 

쿠르드족인 현재의 터키·이란·이라크 일대에 정착한 것은 4,000년 전이라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전통적으로 쿠르드족은 메소포타미아 평원과 터키, 이란 고지대 등에서 유목생활을 하며 지냈지만 제1차 세계대전 후 각국이 국경강화조치를 취하면서 전통적인 유목생활 대신 농경생활로 전환하게 되었다. 쿠르드족은 대부분 수니파 이슬람교도로 민족국가를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군대에서 용병으로 활약하면서 그들의 용맹성이 서구 사회에 알려지게 되었다. 12세기 경 십자군과 맞서 싸워 그 용맹성이 유럽에 알려진 무슬림 장군 유수프(Yousuf)도 쿠르드족 출신이었다. 유럽인들은 유수프를 정의와 신념이라는 뜻의 아랍어인 살라딘으로 불렀다.

 

 

이런 용맹성에도 불구하고 쿠르드족이 독립의 기회를 얻는 데는 끝없는 시련만 거듭해왔다. 1534년부터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아왔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만제국이 패배하면서 쿠르드족은 첫번째 독립의 기회를 얻었다. 1920년 승전국인 연합군은 쿠르드족의 독립을 보장하는 세브르 조약을 체결했다. 세브르 조약은 쿠르드족의 쿠르디스탄 지역의 자치를 허용했지만 비준은 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3년 뒤 터키의 반발로 무산됐다. 세브르 조약 대신 로잔 조약이 체결되었는데 쿠르디스탄 지역이나 쿠르드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결국 쿠르드족은 현재의 여러 나라로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다. 쿠르드족이 독립국가를 세우는 데 성공한 적도 있었다.

 

1946년 이란을 점령한 소련의 도움을 받아 쿠르드족 독립국인 마하바드 공화국이 탄생했다. 하지만 미국의 압력으로 소련이 철수하자 단 1년 만에 붕괴되고 말았다. 쿠르드족 또한 냉전 시대의 피해자였던 셈이다. 이후 쿠르드족의 시련은 그들이 거주하는 곳마다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터키는 쿠르드족에게 고유의상을 금지시키면서 민족의식 말살정책을 추진했고 이란 지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들은 이란의 다수파인 시아파 이슬람교도들로부터 종교적 박해를 받아야만 했다. 한편 이라크 거주 쿠르드족들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을 도왔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인종청소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당시 10만 명 이상의 쿠르드인들이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에 의해 학살당했다

 

각국의 민족말살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통 가치를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이 수천 년간 꿈꿔왔던 독립국가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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