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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라비아

이슬람 이전 고대 페트라의 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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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남서부 내륙의 사막지대에는 페트라라는 고대도시 유적이 있다. 해발 950미터 고원 바위산에 조성된 도시이다. 페트라는 향료무역으로 이 일대를 장악했던 아랍계 유목민인 나바테아인이 건설한 고대 도시이다. 좁을 골짜기를 따라 극장, 목욕탕, 상수도 시설 등이 갖춰진 모습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신비한 나바테아 문명은 2세기경 이곳을 점령한 로마가 교역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급속한 쇠퇴의 길을 걷다 6세기경 발생한 지진에 도시 전체가 흙으로 묻혔다. 지금의 모습은 19세기 초반에 발굴되었다. 그렇다면 산악 지대에 도시를 건설한 나바테아인들은 어떤 신들을 숭배했을까? 특히 이슬람 이전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여신들이 있었다.

 

알라트, 마나트, 알웃자. 출처>구글 검색

 

알라트Al-lat, 마나트Manat, 알웃자Al-‘Uzza 등 세 여신은 전쟁의 신 후발과 함께 이슬람 이전 아라비아의 주요 신들이었다. 특히 알웃자 여신은 최고신 두샤라와 함께 나바테아인들이 페트라에서 숭배한 신이었다. 7세기경 이슬람 세력이 점령하기 전 아라비아 반도에는 많은 신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알라트 여신은 한 때 서양과 중동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신이었다. 알라트는 이슬람이 등장하기 전 아랍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여신이었을 것이다. 원래 알라트는 달의 여신이었지만 풍요의 여신이자 사랑의 여신이기도 했다. 알라트는 또한 태양과 관련이 있었고 그녀의 상징이 초승달이었지만 때때로 태양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알라트, 알웃자, 마나트는 보통 함께 묘사되며 때로는 서로 혼동되기도 한다. 알라트는 달의 여신이다. 초승달 외에도 알라트의 또 다른 상징물은 밀 한 다발과 향 주전자이다. 알웃자는 아침과 저녁별들의 여신이며 전쟁과 사랑의 여신이기도 하다. 그녀는 메소포타미아의 사랑의 여신 이난나처럼 사자와 함께 묘사되기도 한다. 나바테아인들은 페트라에 알웃자 신전을 지었다. 이 신전들은 그녀에게 바쳐진 아카시아 나무 근처에 있었다. 일부 학자들은 그녀가 심지어 메카의 수호신이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암석에 건설된 도시 페트라. 출처>구글 검색

 

알웃자는 또한 장거리 항해하는 배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아라비아가 사막과 유목민들의 지역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바테아인들은 무역을 위해 대양 항해에 참여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녀는 돌고래로 상징되기도 한다. 고양이과 동물들 또한 알웃자를 상징하는 신성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페트라의 날개 달린 사자들이 묘사된 신전은 아마도 알웃자의 것일지도 모른다.

 

마나트는 죽음과 믿음의 여신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거나 적들을 물리치기 위해 마나트를 소환했다. 마나트의 상징은 지는 달이고 보통 손에 죽음의 그릇을 들고 있는 할머니로 묘사된다.

 

요르단과 북부 아라비아에 있는 가나안의 고대 사람들을 나바테아인이라고 부른다. 기원전 3세기경 그들은 매우 번창했으며 수많은 사원, 무덤 그리고 암벽에 웅장한 도시 페트라를 건설했다. 비록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초기 아랍 신들 특히 두샤라와 알웃자를 숭배했다. 알라트, 마나트, 알웃자 등은 또한 예언자 무함마드가 신의 동반자로 인정하기를 거부한 코란에 언급된 여신들이었는데 이것은 이슬람 이전부터 이 여신들을 숭배했던 메카 사람들이 제안한 타협안이었다. 많은 면에서 그들은 이슬람교도들이 이슬람 이전의 시간으로 묘사한 자힐리야 또는 ‘무지의 시간’을 상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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