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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미크로네시아

늙은 거미 아레오프-에나프의 창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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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오프-에나프Areop-Enap(나우루어로 ‘늙은 거미’라는 뜻)는 나우루(오세아니아 동북방에 있는 섬나라) 원주민 신화의 우주 창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우루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우주에는 아레오프-에나프와 바다만이 존재했다. 아레오프-에나프는 어둠 속에서 먹거리를 찾던 중 거대한 대합조개를 발견했다. 아레오프-에나프가 대합조개를 기절시키기 전에 대합조개가 그를 먼저 삼켜 버렸다. 조개 뱃속을 탐색하던 아레오프-에나프는 작은 달팽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아레오프-에나프는 그 달팽이를 팔 아래에 놓고 3일 동안 잠을 잤으며 그의 힘의 일부를 달팽이에게 전달했다. 그런 다음 그는 더 큰 달팽이를 발견해 전과 같이 그의 팔 아래에 두고 3일 동안 잠을 자면서 그의 힘을 달팽이에게 전달했다. 잠에서 깬 아레오프-에나프는 작은 달팽이에게 조개를 들어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달팽이가 대합조개의 살을 가로질러 움직일 때마다 인광 흔적을 남겼다. 아레오프-에나프는 작은 빛 속에서 리기Rigi라고 불리는 애벌레를 보았다. 아레오프-에나프는 이번에는 이기에게 힘을 전달해 조개를 열도록 설득했다.

 

리기는 머리를 조개의 윗 껍질에 대고 꼬리 부분은 아랫 껍질에 밀착시킨 다음 조개를 들어 올렸다. 조개는 저항했고 리기가 흘린 땀은 조개 껍질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웅덩이는 바다가 되었다. 바닷물의 짠맛에 조개는 죽었고 드디어 껍질이 열렸다. 아레오프-에나프는 대합조개 아래 껍질로 대지를, 윗 껍질로는 하늘을 만들었다. 또 작은 달팽이는 서쪽에 두어 달을 만들었고 두 번째 달팽이는 동쪽에 두어 태양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아레오프-에나프는 조개 살로 섬을 만들고 자신의 거미줄로 섬을 뒤덮을 숲을 만들었다.

 

마침내 그는 대합조개를 연 리기[애벌레]를 돌아다 보았고 그가 이미 자신의 땀에 빠져 익사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레오프-에나프는 그를 비단 누에고치로 감싸서 하늘에 매달에 은하수로 만들었다.  

 

아레오프-에나프의 창조는 계속되었다. 돌로 인간을 창조해 하늘을 지탱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새로 창조된 세상에 또 다른 생명체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는 손톱 밑에 낀 흙에서 날개 달린 생물 즉 새를 창조해 이 생명체들을 죽이게 했다. 아레오프-에나프는 이런 식으로 세상을 하나씩 하나씩 채워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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