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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스라소니의 눈'은 천리안을 가진 '린케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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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사회에서 ‘링크스 아이’ 또는 ‘이글 아이’는 각각 ‘스라소니 눈’, ‘독수리 눈’이라는 뜻으로 특별하게 뛰어난 시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 말의 기원은 고양이과에 속하는 스라소니의 특징에서 비롯되었다. 스라소니는 매우 특별한 눈을 가지고 있어 뛰어난 시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의 기원이 단순히 ‘스라소니’를 뜻하는 ‘링크스Linx’만은 아니다. 그리스 신화의 어떤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린케우스Linceus’라고 불리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린케우스는 메세니아의 왕 아파레우스의 아들로 이다스와는 형제지간이다. 이 형제는 이아손의 주도로 황금모피를 찾아 떠난 아르고호 원정대의 일원이었다. 린케우스는 그의 특별한 시력으로 더 유명했다.

 

아르고호 원정대의 이야기를 다룬 ‘아르고나우티카’의 저자인 고대 그리스의 시인 아폴로니우스에 따르면 아파레우스의 아들 린케우스와 그의 자랑스런 형제 이다스는 대단한 힘의 소유자였다. 특히 린케우스는 날카로운 시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심지어 땅 아래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아폴로도로스에 따르면 아파레우스와 오이발로스의 딸 아레나는 린케우스와 이다스, 피소스라는 형제들을 낳았다. 이다스는 포세이돈에 의해 죽었으며 린케우스는 천리안을 가지고 있어 지하의 물건들까지 볼 수 있었다.

 

사실 ‘링크스의 눈’은 ‘린케우스의 눈’이다. 그러나 린케우스보다는 고양이과의 ‘스라소니’를 뜻하는 영어 단어 ‘링크스’가 더 알려진 탓에 이렇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스라소니는 주로 북반구에 사는데 스페인에는 ‘이베리안 링크스’라는 종이 살고 있다. 잊혀진 아르고나우트의 신화적 인물 대신 오랫동안 인간들에게 친숙했던 링크스로 대체된 듯하다. 라틴어에서 ‘링크스Lynx’와 ‘린케우스Linceus’는 같은 어근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링크스 아이’는 그리스 신화 속 린케우스를 가리키는 것일 것이다.

 

신화학자들은 린케우스를 최초의 광부로 여기기도 한다. 밝은 눈을 이용해 땅 속 깊숙이 들어가 광맥을 찾아냄으로써 ‘땅속까지 볼 수 있는 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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