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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이집트

호루스의 다양한 별명이 갖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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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의 신 호루스(Horus). 출처>구글 검색

호루스(Horus)는 이집트 왕조 시대 이전부터 이집트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숭배된 신이었다. 이집트 파라오들은 호루스의 살아있는 화신임을 상징하기 위해 호루스 이름을 사용했다. 호루스와 관련된 많은 신화들이 때로는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집트 역사를 알고 당시의 전후 사정을 알게 된다면 이런 혼란은 어렵지 않게 정리될 것이다.

 

호루스는 이집트 판테온에서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하나이다. 호루스의 상징은 포효하는 거대한 새 매이며, 보통 매나 매의 머리를 가진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호루스는 또 ‘진실의 아들’이라고도 불렸다. 호루스는 백기사처럼 정의를 상징했고 조화와 질서의 신 마아트(Maat)를 옹호했다. 검은 땅 케메트(Khemet)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자신들의 땅을 부르는 말로, 호루스는 세트(Seth)가 지배하고 있던 붉은 땅 사막으로부터 이 케메트를 보호했다.

 

호루스는 하늘의 신이자 이집트 파라오들의 수호신이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호루스는 매나 매의 머리를 가진 인간으로 묘사되었다. 호루스를 나타내는 새 모양의 상형 문자는 ‘먼 것’ 또는 ‘높은 곳에 있는 것’을 의미하지만 때로는 매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호루스의 눈과 닮은 래너매(Lanner Falcon)의 눈 밑에 있는 표식 때문에 고대로부터 매를 호루스와 연결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어떤 학자들은 송골매(Peregrine Falcon)를 언급하기도 한다.

 

매의 신 호루스는 왕조시대 이전부터 이집트 전역에서 숭배되었다. 기원전 3000년 경 이집트 제1왕조 파라오였던 나르메르가 두 개의 이집트를 통일하기 이전부터 호루스는 네켄(Nekhen, 매의 도시라는 뜻)의 수호신이었다. 네켄은 왕조시대 이전 또는 왕조시대 초기 상 이집트의 수도로 그리스 정복 시기에는 종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도시였다. 왕조시대 이전 상 이집트의 왕들은 ‘호루스의 추종자들’로 불렸다고 한다.

 

호루스는 결국 다른 매의 신들의 많은 역할을 흡수하여 그 역할이 무엇이었는지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호루스가 하르마키스(Harmakhis)라고 불릴 때는 ‘지평선의 호루스’라는 의미로 태양신 라(Ra)와 관련이 있었다. 하르마키스로써의 호루스는 후기 이집트 왕조 때 대중적인 신이었다. 이집트 제5왕조 이후에는 파라오가 호루스 대신 태양신 라의 현신으로 인식되었다.

 

콤 옴보(Kom Ombo에서 호루스는 하로에리스(Haroeris)로 숭배되었는데 ‘위대한 호루스’라는 뜻이었다. 연장자 호루스는 이 신의 가장 오래된 형태 중 하나로 빛의 창조신이자 하늘의 제왕이었다. 이 때 호루스는 사랑의 여신 하토르(Hathor)의 남편으로 인식되었다. 이런 인식은 헤르모폴리스의 태초의 여덟 신(Ogdoad, 오그도아드) 숭배가 헬리오폴리스의 아홉 신(Ennead, 엔네아드) 숭배로 대체될 때부터 시작되었다. 참고로 헬리오폴리스의 아홉 신 엔네아드는 아툼, 슈, 테프누트, 게브, 누트, 호루스, 이시스, 오시리스, 세트, 네프티스를 말하고 헤르모폴리스의 여덟 신 오그도아드는 눈, 나우네트, 헤흐, 헤헤트, 케헤, 케헤트, 아몬, 아마우네트 등 짝을 이루는 네 쌍의 신을 말한다.

 

호루스의 또 다른 이름은 하르시에시스(Harsiesis)였는데 ‘이시스의 아들, 호루스’라는 뜻이다. 호루스가 어떻게 이시스와 남매 지간이 되었는지, 또 어떻게 이시스의 아들이 되었는지는 밝혀진 게 없다. 아마도 고대 이집트인들은 호루스의 영혼이 살아있는 동안 파라오의 몸에 살고 있다가 왕좌를 차지한 사람에게로 옮겨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호루스가 이시스와 남매 지간이든, 모자 지간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또한 신의 영혼이 신과 관련된 특별한 표시를 가지고 태어난 동물에도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기원전 2340년경부터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아들 호루스에 대한 이야기가 유행했는데, 지혜와 정의의 신 토트(Thoth)의 도움을 받아 오시리스가 죽은 후 마법으로 임신되었다고도 한다. 호루스가 이시스의 아들이 된 후 호루스는 이시스의 도움을 받거나 손가락을 빨고 있는 아이로 묘사되는데 이 때 호루스를 부르는 이름이 하르포크라테스(Harpocrates)로 ‘어린이 호루스’라는 뜻이다. 이런 형태의 호루스는 특히 그리스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하르포크라테스는 뱀이나 다른 위험한 생물들을 죽이거나 짓밟는 모습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이집트를 정복한 그리스인들은 호루스를 그리스 신화의 영웅 헤라클레스(Heracles)와 동일시하기도 했다.

 

호루스는 또 그리스인들에 의해 전쟁의 신 아레스(Ares)와 동일시되기도 했다. 호루스의 이 역할은 호루스와 세트 신봉자들 사이에 벌어진 전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많은 전승에서 호루스는 오시리스가 죽은 후 세트의 적이 되었고 이집트의 비옥한 땅에 대한 패권을 부여받았다. 한편 세트는 사막이나 외국 땅과 관련이 있었다.

 

호루스의 또 다른 이름으로는 메르티(Merti)가 있는데 ‘두 눈의 호루스’라는 뜻이었다. 호루스의 눈은 보호와 치유의 강력한 상징으로 종종 부적으로 쓰이기도 했다. 특히 왼쪽 눈은 달로 표현되었다. 호루스의 왼쪽 눈은 세트와의 싸움에서 다쳤는데 그 때 세트는 고환을 하나 잃었다고 한다. 이야기는 호루스가 스스로 그의 눈을 치료했다거나 혹은 달의 신 콘수(Khonsu)가 호루스의 왼쪽 눈을 대신하기 위해 자신의 눈 일부를 주었다는 것이다. 이 신화는 달의 주기에 대한 신화적 설명으로 보이며 호루스의 왼쪽 눈은 주기적으로 치료되어야만 했다. 그러나 세트는 그가 다스리던 사막의 척박함을 설명하는 신화였으며 끝내 잃어버린 고환을 되찾지 못했다.

 

즉 ‘호루스의 눈’ 신화는 세트가 호루스의 눈을 찢어버렸다는 사건에서 유래했고 견고한 왕권과 악한 힘(세트)으로부터의 보호를 상징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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