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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필리핀

바탈라와 코코넛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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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타갈로그족)의 최고신이자 창조신 바탈라. 출처>구글 검색

필리핀(타갈로그족) 판테온의 최고신이자 창조신인 바탈라(Bathala)는 메이카팔(Maykapal) 또는 바탈랑 메이카팔(Bathalang Maykapal)이라고도 부른다. ‘바탈라(Bathala)’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위대한’이라는 뜻의 ‘바타라(Bhatarra)’에서 유래했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 바탈라라는 신의 존재는 가톨릭 수도사들에 의해 처음 확인되었지만 바탈라를 섬기던 아니토(Anito, 필리핀 신화 속 정령)들은 악마화되었다. 그나마 바탈라는 악마화되지 않은 유일한 타갈로그 신이었다. 하지만 이 고대 타갈로그 신의 정확한 이름은 바탈라도 아니었으며, 바탈랑 메이카팔(Bathalang Maykapal)로 불린 적도 없었다.

 

필리핀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세 명의 강력한 신들이 있었다. 땅을 지키던 바탈라, 구름 속에 사는 거대한 뱀 울리랑 칼룰루와(Ulilang Kaluluwa, 부모 없는 정령), 여행을 좋아하는 날개 달린 신 갈랑 칼룰루와(Galang Kaluluwa, 방황하는 정령)이 그들이었다. 이 세 신들은 서로 알지 못했다.

 

바탈라는 종종 인간을 창조하는 꿈을 꾸었지만 텅 빈 대지는 그의 꿈을 막았다. 바탈라처럼 외롭게 지내고 있던 울리랑 칼룰루와는 어딘가를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대지를 가장 좋아했다. 어느 날 바탈라와 울리랑 칼룰루와 두 신이 만났다. 울리랑 칼룰루와는 자신의 라이벌을 본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는 바탈라에게 누가 우주의 지배자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자며 싸움을 걸었다. 3일 후 울리랑 칼룰루와는 바탈라에 의해 살해되었다. 바탈라는 그를 묻지 않고 불에 태워버렸다. 이 일이 있고 몇 년 후 갈랑 칼룰루와가 바탈라의 집을 배회하고 있었다. 바탈라는 날개 달린 신을 매우 친절하게 맞이했고 심지어 그의 왕국에서 살도록 했다. 바탈라와 날개 달린 신 갈랑 칼룰루와는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

 

갈랑 칼룰루와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 그는 죽기 전에 바탈라에게 울리랑 칼룰루와의 시신을 태운자리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부탁했다. 바탈라는 갈랑 칼룰루와의 부탁대로 울리랑 칼룰루와의 시신을 태운 자리에 그를 묻어 주었다. 얼마 후 두 신이 묻힌 무덤에서 큰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다. 이 나무가 바로 코코넛 나무였다고 한다. 바탈라는 코코넛 열매를 가져와서 껍질을 벗겼다. 열매는 매우 단단했다. 바탈라는 코코넛 열매를 보고는 날개 달린 신 갈랑 칼룰루와의 머리를 떠올렸다. 바탈라는 코코넛 열매가 그의 소중한 날개 달린 친구처럼 보였다. 하지만 껍질은 그의 원수인 뱀 울리랑 칼룰루와처럼 단단하고 추했다.

 

바탈라는 그가 그토록 원했던 생명체를 창조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식물과 동물 그리고 최초의 남녀 인간을 창조했다. 바탈라는 최초의 인간들을 위해 코코넛 나무의 줄기와 잎으로 집을 지었다. 또 코코넛 즙은 인간들의 음료로, 열매 안쪽의 젤리처럼 생긴 과육은 음식으로 먹게 했다. 코코넛 잎으로는 매트와 모자, 빗자루 등으로 만들어 쓸 수 있게 했다. 코코넛 열매 속의 섬유질은 밧줄과 같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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