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에니아니아는 그리스 테살리 남쪽의 도티아 평원을 차지한 작은 지역이었다. 아에니아니아와 오에타에아 지역은 모두 스페르케이오스 강의 계곡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오에타에아는 하류 지역을, 아에니아니아는 상류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등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두 지역의 경계는 오에타 산에서 팀프리스토스 산에 이르는 활 모양의 고지대로 북쪽은 스페르케이오스 강의 상류 지역, 동쪽으로는 오트리스 산의 서쪽 돌출부를 경계로 하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에니아니아는 델포이 동맹의 일원으로 동맹 평의회에서 오에타에아와 함께 2표를 나눠 가졌다고 한다.
▲오이노클로스 왕은 신탁 때문에 비극적 최후를 맞이했다. 출처>구글 검색
하지만 아에니아니아인들의 삶은 평탄치 않았던 모양이다. 라피타이족에게 쫓겨 도티아 평원에서에피로스 지역으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몰로시아와 카시오파이 지역에 정착했다. 아에니아니아인들은 이곳에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 키라라는 지역에 새로운 정착지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도 극심한 기근으로 도탄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아에니아니아인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신밖에 없었다.
아에니아니아인들은 신전을 찾았고 드디어 아폴론의 신탁을 받았다. 신탁에 따르면 그들의 왕을제물로 바치면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흥분한 아에니아니아인들은 그들의 왕을 찾아가 돌을 던져 죽였다고 한다. 자기의 백성들을 이끌고 비옥한 땅을 찾아 카라까지 왔지만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했던 것이다.
이 때 백성들에게 희생 제물로 죽은 아에니아니아 왕이 바로 오이노클로스(Oenoclus)였다. 오이노클로스의 죽음으로 아에니아니아인들은 더 이상 방랑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집단의 극심한 생활고가 한 사람의 죽음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는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플루타르코스의 <모랄리아>를 통해 전해 내려오는 그리스 전설이라고 한다. '모랄리아'는 '도덕', '윤리'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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