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들의 아버지, 누

‘눈(Nun)’이라고도 하는 누(Nu)는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신으로 ‘신들의 아버지’로 불렸다. ‘누’는 ‘태초의 물’을 의미한다. 이 태초의 물에서 우주가 창조되었다. 태초의 창조신 누는 성이 없다. 대신 누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남성적인 측면을 대표할 때는 눈(Nun)이라고 불렀고 여성적인 측면이 강조될 때는 누네트(Nunet)라고 불렀다. 

▲태양 범선을 들고 있는 누(Nu). 출처>구글 검색

신화에 따르면 누는 태초의 혼돈의 물로 대지가 창조되기 전에만 존재했다. 태초의 혼돈 속에는 네 명의 개구리 남신과 네 명의 뱀 여신이 있었다. 그들은 쌍으로 존재했는데 각각 누(Nu)와 나우네트(Naunet), 아문(Amun)과 아마우네트(Amaunet), 헤(Heh)와 하우헤트(Hauhet), 쿠크(Kuk)와 카우케트(Kauket)로 물과 공허와 무한의 시간, 어둠을 상징했다. 이 8명의 그룹 들을 오그도아드(Ogdoad)라고 불렀다. 그리고 첫 번째 땅이 누로부터 언덕 형태로 솟아올랐다. 

누는 턱수염을 기른 남자 또는 물을 상징하는 파란 피부와 장수를 상징하는 팜 잎을 머리와 손에 들고 있는 개구리 인간으로 묘사되었다. 한편 누의 배우자였던 나우네트는 뱀 머리를 한 여성 또는 뱀 자체로 묘사되었다. 가끔 누는 들어올린 손에 태양 범선을 들고 있는 남자로 묘사되기도 했다. 태양 배에는 일곱 명의 신들이 서 있다.

 

누를 숭배했던 사원은 지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는 신성한 강이나 호수를 상징했다. ‘태초의 물’이라는 누는 바로 이집트인들이 신성시하는 나일강을 의미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의 원천으로 누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한편 누는 일출을 맞이하는 개코원숭이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카르나크나 덴다라의 지성소들처럼 신성한 저수지나 호수의 현존으로 상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