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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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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여신 시두리와 영웅 길가메시의 만남과 그 해석 시두리(Siduri)는 에 등장하는 술의 여신이다. 이 토판에서 그녀는 ‘술집 여자’로 그려진다. 시두리와 관련된 가장 오래된 이야기에서 그녀는 이름이 없으며 를 편집한 것으로 알려진 신-레키-운닌니(Sin-Leqi-Unninni, BC 1300년경~BC 1000년경으로 추정)의 편집본에도 그녀의 이름은 단 한 줄만 나온다. 후르리어와 히타이트어로 번역된 토판에서 시두리의 이름은 나마줄렐(Nahmazulel) 또는 나미줄렌(Nahmizulen)이다. 시두리는 후르리어로 ‘젊은 여자’라는 뜻이다. 시두리가 등장하는 모든 신화에서 그녀는 영웅(길가메시)에게 조언하지만 그 정확한 내용은 다양하다. 시두리의 조언이 포함된 구절에 대한 성서적, 그리스적 반향은 학문 논쟁의 주제이기도 하다. 다른 문맥에서 시두리라..
신이 된 어부, 글라우코스 글라우코스(Glaucus)는 고대 그리스 판테온의 바다의 신이었다. 그러나 글라우코스는 원래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흔한 경우의 신은 아니었다. 글라우코스는 보이오티아 지역 안테돈의 어부였지만 그의 족보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들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코페오스, 폴리보스, 안테돈 등이 그의 아버지로 거론되었다. 글라우코스는 아마도 신의 자손이었을 수도 있다. 바다의 신 네레우스, 포세이돈 등이 그의 아버지로 거론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어부 글라우코스는 물고기를 잡은 후 근처에서 발견한 약초로 덮어 두었다. 그러나 글라우코스는 약초로 덮어두었던 물고기가 살아나는 것을 보고는 기겁하고 말았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글라우코스는 이 약초를 먹었고 이 때부터 그는 불멸자 즉 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
피콜로오스와 검은 뿌리 흰 꽃을 가진 마법의 약초 몰리 그리스 신화에서 피콜로오스Picolous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자식인 거인족 기간테스 중 한 명의 이름이다. 거의 무명에 가까운 피콜로오스가 신화에 등장한 것은 신들 사이에 벌어진 전쟁 때문이었다. 피콜로오스는 기간토마키아(거인족 기간테스와 올림포스 신들간의 전쟁) 동안 올림포스 신들에 맞서 싸웠다. 그는 키르케 여신을 공격하다 여신의 아버지인 태양신 헬리오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이 이야기의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다. 비잔티움 그리스의 학자이자 대주교였던 테살로니카의 에우스타티우스(Eustathius of Thessalonica, 1115년~1195년)는 키프로스 남서부 해안 도시인 ‘파포스의 알렉산더’라는 이의 말을 인용해 피콜로오스가 다른 기간테스와 함께 제우스와 싸웠..
아름다운 소녀 스킬라가 바다 괴물이 된 사연 그리스 신화에서 스킬라Scylla는 소용돌이(원래는 바다 괴물이었던) 카리브디스Charibdis 맞은편해협의 바위 위에 사는 바다 괴물이었다.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에 갇힌 모든 배들은 둘 중 하나에 의해 결국 침몰되었다. 호메로스는 서사시 에 의하면 마법의 여신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에게 카리브디스보다는 스킬라에 더 가까이 항해하고 최고 속도로 해협을 빠져나가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스킬라는 카리브디스에게 정신이 팔려 있던 오디세우스의 동료 여섯 명을 집어삼켰다. 로도스의 아폴로니우스는 에서 깎아지른 절벽 한쪽에는 스킬라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카리브디스가 쉴새없이 울부짖으며 그 너머에는 거대한 바다가 떠돌이 바위 위를 휘몰아치고 있다고 적었다. 칼라브리아(메시나 해협 근처의 해안 마을)의 스킬라 바위가 스..
포모나와 베르툼누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 지중해 동부에 있는 키프로스 섬에 아낙사레테(Anaxarete)라는 처녀가 살고 있었다. 아낙사레테는 키프로스 섬의 살라미스 시를 건설한 테우크로스의 후손으로 그 미모가 여신들만큼이나 뛰어났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낙사레테는 도도하고 콧대가 높아 어중간한 남자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이런 아낙사레테를 짝사랑한 남자가 있었으니 천민 출신의 목동 이피스(Iphis)였다. 콧대 높은 아낙사레테가 천한 이피스의 사랑을 받아줄 리 만무했다. 심지어는 이런 이피스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이피스는 조롱을 받으면서까지 아낙사레테에 대한 사랑을 접을 수는 없었다. 결국 이피스는 짝사랑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아낙사레테의 집 앞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 하지만 아낙사레테는 자신을 짝사랑 하다 죽은 이피스에게 일말의 연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