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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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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위해 딸을 실명시킨 아버지의 행위는 정당했나 선학동 나그네/이청준(1939~2008)/1979년 우리나라 엄마들의 교육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난이 대물림 되던 시절 그나마 교육은 신분 상승의 몇 안되는 기회였으니 교육에 올인하는 부모들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근대화와 산업화는 물론 정치 민주화를 서구 사회보다 짧은 시간 안에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불타는 교육열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신분간 계층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도 여전히 교육은 한 가닥 희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교육열이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 부모들에게 교육열은 자식 사랑에 대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학교 교육 외에도 다른 부모들이 시키는 각종 과외 교습은 나도 똑같이..
사람을 살린 늙은 예술 낙오자의 마지막 걸작 마지막 잎새/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rter, 오 헨리O.Henry는 필명, 1862~1910, 미국)/1907년 망상 분열증으로 10년 동안 고통을 받아왔던 네팔의 한 기자가 예술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예술가로 재기해 화제다. 그는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때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정말 그림으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실제로 국내 한 의과대학에는 미술치료학과까지 개설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미술 활동을 통해 병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미술치료가 대체의학으로써 각광을 받고 있다. 미술치료는 소아 정신질환의 경우 직접적인 치료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약물치료와 심리프로그램을 병행해서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해 치유를 돕는 보조 요..
화장실 글, 예술이 따로 없네 표구된 휴지/이범선(1920~1981)/1972년 어릴 적 가로등 불빛도 들지 않는 후미진 골목 담벼락에는 꼭 이런 낙서(?)가 있었다. 소·변·금·지 이런 경고 문구까지 써야만 했던 담벼락 주인의 심정이야 오죽했겠냐마는 이런 낙서가 있는 담벼락은 공인(?)된 소변 장소였다. 최소한 바지춤을 꽉 잡고 헐레벌떡 뛰어다니던 사람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도 같았던 곳이 바로 이런 낙서가 있는 담벼락 아래였다. 요즘이야 현대식 건물로 개·증축되었고 골목마다 가로등은 물론 CCTV까지 설치된 곳이 적지 않고 공중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어 굳이 이런 낙서가 필요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대신 공중 화장실에서 발견되는 재치있는 글귀들이 오히려 더 화제가 되고 있다. 또 가정집 화장실에도 아름다운 글귀를 액자로 만들어 걸어놓고..
범인 잡는 아티스트, 몽타주 화가 로이스 깁슨 “예술은 늘 현실과 조금 동떨어져 있다." 미국의 비평작가 단토가 2013년에 출간한 그의 책 에서 언급한 말이다. 1964년 뉴욕 스테이블 갤러리에서 앤디 워홀이 나무로 만든 브릴로 비누 박스 120개를 전시했을 때 단토가 말한 사실과 예술의 거리가 좁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5년 전 미국의 상업 아티스트였던 제임스 하비가 디자인한 원래의 브릴로 박스와 앤디 워홀이 만든 브릴로 박스는 마분지로 만들과 비누 패드로 가득 찬 것 빼고는 거의 동일했다. 하지만 하비가 수퍼마켓 선반에서 구한 재료로 브릴로 박스를 디자인한 반면 앤디 워홀은 디자인된 반면 앤디 워홀이 만든 브릴로 박스는 일상생활이 편리성과 소비학적 측면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앤디 워홀이 만든 브릴로 박스는 2008년까지 뉴욕 소더비스 ..
체 게바라 티셔츠 징계, 천박하고 부끄럽다 1951년 아르헨티나의 젊은이 두 명이 모터싸이클을 타고 여행길에 오른다. 스물세 살의 체 게바라와 여섯 살 많은 알베르토 그라나도는 '포데로사'라는 이름의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장장 8개월 동안 남미 대륙을 종단한다. 참 '컴백'이라는 강아지와 함께. 그러나 그들이 오토바이로 남미 대륙을 종단하면서 본 것은 낭만이 아니었다. 헐벗고 기본적인 의료혜택도 못받고 있는 남미 민중들의 비참한 현실이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가난한 남미 민중들의 삶을 체험하며 그들이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상상하고 고민한다. 알베르토 그라나도는 체 게바라가 사망한 1967년, 당시의 오토바이 여행을 그린 책 을 출간한다. 한 영웅, 체 게바라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여행을 그린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바로 이 ..
왜 불륜과 비극의 장소로 물레방아였을까 물레방아/나도향/1925년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계절이다. 올해는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NC 다이노스까지 합세해 꿈의 양대 리그가 현실화되고 있으니 야구팬들에게는 희망 부푼 한 시즌이 될 것이다. 필자도 이런 부류 중 한명이다. 1982년 여섯 개 구단으로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만큼이나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응원문화도 한층 성숙해졌다. 남성 일색이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야구장을 찾는 여성들의 수도 만만찮게 늘어나고 있다. 야구장 여기저기서 벌어지던 추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직장인들은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각자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애교섞인 다툼을 하는 어느 커플은 모 야구장의 명물이 되었다. 한때 ..
화가와 창녀와 현대 도시인의 공통점 도시의 향기/채영주/1993년 내가 아는 물고기들은 그런데 대체로 외롭다. 특히 아름다운 태국 버들붕어의 경우를 보라. 그들은 언제나 자기 자신 이외의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다가 동일한 족속의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들은 온몸을 핏빛으로 물들인다. 정열의 불길이 지느러미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간다. 그들에게는 두 가지 대안이 있을 뿐이다.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여 상대방을 죽이느냐 혹은 화려한 사랑행위를 시작하느냐,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싸움으로 상대가 죽어도 그들은 혼자가 되며 사랑이 끝나도 수컷은 암컷을 쫓아버린다. 세상은 어차피 혼자라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현자들인 것이다. - 중에서- 지독하리만치 '절대고독'에 집착하는 이가 있다. 그는 해..
김연아 or 레이디 가가, World Power는 누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온라인 투표에서 한국의 피겨 스타 김연아와 미국의 팝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달 29일 최종 발표하는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은 온라인 투표를 거쳐 200명을 추린 뒤 자체 선정 과정을 거쳐 5개 분야에서 각각 20명씩 총 100명의 인물을 선정한다. 김연아의 현재 추세로 봐서는 무난하게 100인에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팝 디바 레이디 가가와 함께 전체 1위와 동시에 연예인-예술가 분야에서의 선두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만간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피겨 에서 역대 최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전세계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