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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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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대하여 자노와 콜랭/볼테르(Voltaire, 1694~1778, 프랑스) 우리나라에서는 '싸롱'이라는 이름으로 다방이나 양주집, 접대부가 있는 술집 정도로 위상이 낮아졌지만 원래 '살롱Salon' 문화는 프랑스 문화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살롱 문화는 귀족 부인들이 자기 집에 문화계 명사들을 불러 문학이나 도덕에 관해 자유롭게 토론을 벌였던 풍습으로 고전주의 문학의 바탕이 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소통과 공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에 따르면 18세기 살롱은 문예와 정치 비판의 중심지였으며 부르주아 공론장의 맹아였다. 하지만 살롱 문화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부정적인 방..
인류의 포기할 수 없는 꿈, 유토피아를 그린 책들 링컨6-에코와 조던2-델타는 생태 재앙이 불러온 지구 종말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생존자들이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들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유토피아였다. 인간의 욕망이란 끝이 없는 법. 이들은 또 하나의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었다. 바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땅 '아일랜드'였다. 이들에게 있어 '아일랜드'는 삶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외부에서 날아든 나비 한 마리가 이들의 꿈을 처참하게 짓밟고 말았다. 사실 그들은 스폰서(인간)에게 장기와 신체 부위를 제공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이었다. 그들이 꿈꿔왔던 '아일랜드'는 결국 그들의 스폰서에게 장기와 신체 부위를 제공하고 맞는 비참한 죽음의 순간에 불과했다. 이완 맥그리거(링컨6-에코)와..
시월엔.... 회색 빌딩숲 틈새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가을도 어느덧 겨울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9월 마지막 날이다. 가을 맛을 제대로 느껴보기도 전에 매서운 겨울을 걱정해야 하는 건 인간의 욕심을 보다못한 크로노스의 분노일 것이다. 그래도 10월은 여전히 가을을 대표하는 달이 아닌가 싶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비단 어느 가수만의 향수는 아닐 것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을 수 없고, 바람에 속절없이 하늘거리는 가녀린 코스모스도 볼 수 없는 이 도심 속에서 나만의 가을을 무엇으로 채워볼까? 아무래도 독서의 계절이라는 가을을 부끄럽지 않게 하는 것도 계절을 대하는 나의 의무는 아닐까? 연인의 손길보다 보드라운 갈바람과 팔등신 미녀보다 매혹적인 갈빛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