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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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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위기를 조장하는 사회에의 역습 열린 유리문/사키(Saki, 1870~1916, 버마) 한 소녀가 있었다. 베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녀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 짧은 순간에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었다. 열여섯 살에 불과했지만 순발력과 재치가 뛰어나 그 재능을 잘만 키운다면 장차 세계적인 소설가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든 소녀의 창작 능력과 입담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한 청년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만들고 말았다. 사키의 소설 의 분위기는 학창 시절 들었던 어디에나 있었던 학교 괴담처럼 괴기스럽고 공포스럽다. 결국 소녀의 꾸며낸 이야기였다는 마지막 반전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누나의 소개로 새플턴 부인을 방문한 프램튼 너틀은 부인을 기다리는 동안 소녀로부터 이 집 특히 열린 유리문에 얽힌 사연을 듣게 된다. 사연은 ..
사람을 살린 늙은 예술 낙오자의 마지막 걸작 마지막 잎새/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ey Porter, 오 헨리O.Henry는 필명, 1862~1910, 미국)/1907년 망상 분열증으로 10년 동안 고통을 받아왔던 네팔의 한 기자가 예술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하고 예술가로 재기해 화제다. 그는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때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정말 그림으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실제로 국내 한 의과대학에는 미술치료학과까지 개설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미술 활동을 통해 병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미술치료가 대체의학으로써 각광을 받고 있다. 미술치료는 소아 정신질환의 경우 직접적인 치료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약물치료와 심리프로그램을 병행해서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해 치유를 돕는 보조 요..
병영 혁신안이 20년 후 반전이 되지 않으려면 20년 후/오 헨리(O. Henry, 본명 William Sydney Porter, 1862~1910, 미국)/1906년 '칵테일 사랑'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마음 울적 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다. 20년 전 노래지만 요즘도 가끔 흥얼거리곤 한다. 이런 노래라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나 가장 슬펐던 시절에 들었으리라. 병아리(이등병) 딱지를 떼고 군대 생활에 본격적으로 적응해 가던 1994년 봄. 하루 일과가 끝나면 부대 방송을 통해 흘러 나왔던 노래가 바로 '칵테일 사랑'이었다. 많은 남성들이 군대 생활을 돌이켜보면 훈련보다 괴로운 시간이 개인정비시간(자유시간)일 것이다. 이 시간에 얼차려나 구타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근무했던 부대에는 구타가 존재하지 않..
19세기 프랑스에도 된장녀가 있었다 목걸이/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 프랑스)/1885년 작년에 꽤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 하나가 생각난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전국 남녀 대학생 1,48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는데 제목이 ‘캠퍼스 된장남 된장녀의 소비와 저축’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 응답자 중 10%가 캠퍼스 내에서 ‘된장남’, ‘된장녀’로 불린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된장남’, ‘된장녀’ 대학생들의 소비와 저축은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 알바천국에 따르면 ‘된장남녀’ 대학생들의 평균 용돈은 43만 3천원으로 일반 대학생들의 26만 3천원에 비해 17만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된장남녀’ 대학생들의 지출 항목 중 일반 대학생들의 그것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
어느 럭비스타의 끔찍한 살인과 기막힌 반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과 더반은 범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도 성공 여부가 월드컵 기간 동안 범죄율을 얼마나 줄이느냐였으니 치안만큼은 넬슨 만델라의 명성과 반대인 나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이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2011년 세계를 경악시킨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도끼살인사건의 전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머리없는 시체가 발견됐다. 사라진 머리는 시체가 발견된 현장에서 1.6km 떨어진 더반 교외에서 발견됐다. 또 다른 시신도 머리가 거의 잘려나간 상태였다. 발견된 세 구의 시신은 모두 참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범죄에 사용된 도구는 다름아닌 도끼였다. 도끼살인사건은 전세계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게다..
딸이 사랑한 남자는 종놈의 자식이었다 손소희의 /1954년 과 의 저자 김동리가 첫째 부인이 자신의 문학세계를 이해해 주지 못해 방황하던 중 1948년 겨울 서울 명동의 '마돈나 다방(설마 요즘 다방과 같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없을 터...)'에서 만나 불같은 사랑을 한 사람이 바로 손소희였다고 한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어쩌면 천생연분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당시 손소희도 결혼한 상태였으니 말이다. 소설가 이호철이 한국일보에 연재한 기사에 따르면 한국전쟁 1.4후퇴 당시 부산에서 따로 살림을 차린 김동리와 손소희 집에 김동리의 본부인이 기습해 당시 부산중앙일보의 특종기사가 되었다는데 가두판매 역사상 최고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후에 정식 부부가 되지만 각각 두번째였던 이들의 결혼생활도 오래가지 못하고 김동리가 새 안식처를 찾아 ..
<첫눈> 눈오는 밤 왕포집 여자들에게 생긴 일 방영웅(1942~)의 /「월간문학」38호(1972.1) 한국 문학과 지성의 양대 산맥이라고 하면 흔히들 1966년 창간된 《창작과 비평》과 그로부터 4년 후 첫 선을 보인 《문학과 지성》을 꼽는다. 서로 다른 색깔, 즉 민족문학 계열의 《창작과 비평》과 순수문학을 대변하는 《문학과 지성》은 각각 '창비 계열'과 '문지 계열'의 수많은 작가들을 배출해 내면서 한국 문학과 지성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창작과 비평》은 1953년 장준하 선생이 창간한 《사상계》가 박정희 전대통령의 부정부패와 친일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재정난에 허덕이다 1970년 폐간된 이후 맥이 끊길뻔 했던 한국 진보 지식인들의 담론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런 《창작과 비평》이 배출해 낸 대표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