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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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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어머니 몰래 눈물을 흘린 이유 눈길/이청준(1939~2008)/1977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속담이 있다. 어떤 조직이나 모임에서건 꽉 차 있을 때는 개인의 존재감을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가 빠진 듯 한쪽 구석이 횡 하니 비어 있을 때는 비로소 개인의 부재가 느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스포츠에서 '난 자리'는 전력 누수로 이어지고 여타 조직이나 모임에서도 '난 자리'의 등장은 효율이 비효율로 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되곤 한다. 부재란 그렇게 현실로 다가올 때만 느낄 수 있는 인간 감각의 한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든 자리'와 '난 자리'의 결정적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난 자리'의 존재가 간절해 지고 때로는 죄책감으로 이어질 때가 있다. 바로 가족이다. 그게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머니에게 빚 진..
모성애의 정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애천(愛泉)/김채원/1984년 이 한 장의 사진을 기억하는가! 얼마나 다급한 상황이었으면 젓가락을 채 놓을 새도 없이 쓰러진 엄마, 쓰러진 엄마 품에는 어린 딸이 안겨있었다. 무너지는 건물로부터 딸을 보호하려는 듯 엄마는 자신의 머리로 대신 충격과 고통을 감내하였나 보다.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 당시 공개된 이 사진은 모성애의 실체를 확인한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다. 도대체 모성애가 뭐길래. 쓰촨성 대지진 당시 이 사진 말고도 모성애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사연은 또 있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대는 한 아이가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고 살아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구조대를 놀라게 더 놀라게 했던 것은 아이의 생존만이 아니었다. 발견 당시 아기 엄마는 무릎을 꿇고 두 팔로..
한 달을 살기 위해 열한 달을 죽어 사는 아내 문순태의 /1986년 최근 주요 정당 대표들이 모두 여성들로 채워짐으로써 새 정치에 대한 바램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불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이 살아온 삶의 이력들은 극과 극의 대비라 할 정도로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당정치 역사상 처음일 것 같은 여성대표 시대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특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사랑을 이야기할 때 흔히 언급하는 에로스니 플라토닉이니 하는 단어들이 특정 상황을 아우르는 시각적이고 제한적인 사랑을 의미한다면 모성(애)는 이들 단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가장 근원적 그것이라 할 수 있다.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실체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에로스니 플라토닉이니 하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 그것..
안드로마케,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에우리피데스의 /BC431~BC404년 사이에 초연됐을 것으로 추정 올해 노벨 평화상은 세 명의 여성이 공동수상했다. 민주화 운동의 공적으로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예멘의 인권운동가 타와클 카르만이 수상했고 또 한 명의 수상자인 라이베리아의 레이마 보위는 '여성 평화와 안전 네트워크 아프리카(Women Peace and Security Network Africa)'에서 이사직을 맡으며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한 활동이 인정되었다고 한다. 특히 노벨위원회의 이들 세 여성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유로 오늘날 여성은 전쟁과 갈등 속에서 폭력과 강간 등에 가장 고통받고 있는 존재로 최근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아랍의 봄 역시 이와 같은 주제로 시작되었으며 여성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진정한..